매일신문

"군대는 스타 무덤?" 연예인 병역의 명암

연예인들의 군 복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뿌리 깊다. 성격장애, 조기흥분증후군, 대인기피증, 학력 미달 등 갖가지 이유로 면제 판정을 받은 연예인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국민이 많다.

실제로 한국연기자협회에 소속된 30세 이하 연예인 중 군 복무 대상이거나 이미 복무를 마친 317명 가운데 28%인 90명이 면제 판정을 받았다. 또 군복무 대상자 227명 가운데 98명이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이번 병역비리 파문은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될 태세다. 현재 경찰에서 밝힌 병역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연예인은 톱스타 송모, 한모, 장모, 신모씨 등 4명이다.

◇병역은 당연한 것

병역비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덩달아 거론되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차인표, 이휘재, 서경석, 홍경민 등 최고의 인기 가도를 달리다 군입대를 한 스타들이다.

차인표는 10여 년 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대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최고의 스타였다. 당시 극비 약혼했던 신애라를 남겨두고 서른의 나이에 미국 영주권까지 포기하면서 군복무에 임했다. 차인표는 군 복무중 휴가 기간을 이용해 신애라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미디 프로그램과 쇼 프로그램에서 최초로 드라마식 작품을 찍어 히트시킨 이휘재 역시 1997년 현역으로 입대했다. 제대 후 다소 침체를 겪긴 했지만 성공적으로 복귀한 케이스.

개그맨 서경석은 최근 병역 의무를 마치고 방송 복귀에 성공했다. 서씨는 병장 전역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군입대가 연예인에게 주는 타격이 생각보다 적고, 오히려 이미지가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민배우 안성기, 정준호, 김상중, 신하균, 남희석, 강성범 등도 군 복무를 마쳤다.

2002년 군에 입대한 가수 홍경민은 현재 국방홍보원에서 복무중이다. 오는 12월 13일 제대 예정인 그는 지난해 '병무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사회에서 촉망받는 유명 연예인으로서 병역의무를 자진 이행해 귀감이 됐다'는 것이 이유.

군대에 다녀온 후 톱스타의 대열에 합류한 연예인들도 많다. 권상우와 이범수는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왔다. 이들은 모두 충남 논산 훈련소 조교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무명' 일때 입대했기 때문에 지금 병역 비리로 거론되고 있는 연예인들과는 입장이 다소 다르다. 한창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군대에 가야 한다는 스트레스로부터는 자유로웠다.

◇병역의 그늘

연예인들이 군대를 피하는 이유는 인기 하락의 두려움 때문이다. 톱스타의 위치가 공고하지 않은 경우 2년이라는 공백은 치명적일 수 있다.

차인표, 이병헌, 이휘재 등 군대를 갔다와서 오히려 더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병역비리 파문이 커지면서 세간에 오르내리는 이름이 바로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이다. 그는 2002년 초 미국 시민권 취득과 함께 병역기피 의혹을 받아 한국 입국이 금지됐다.

유씨는 청와대, 법무부, 병무청,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내고 입국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강한 반대 여론에 밀려 좌절됐다. 스티브 유가 한국에 올 경우 장병의 사기저하와 병역의무 대상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였다.

이번에 연루된 톱스타 3명도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한류 스타로 각광받던 송모, 한모씨는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할 가능성이 크다. 또 장씨는 새로운 영화에 들어가기 직전에 연루됐다.

이들은 3년의 공소 시효가 지나 처벌대상은 아니지만 병무 비리가 확인될 경우 신체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바로 징집될 예정이다.

군대를 다녀오면서 재기 불능 상태가 된 연예인들도 많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가수 김민우. 1990년 '사랑일 뿐이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는 그해 3월 발표한 '입영열차 안에서' '휴식 같은 친구'까지 연이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그해 말 'MBC 10대 가수 신인상'과 'KBS 가요대상 신인상'까지 휩쓸었다. 하지만, 그해 8월 입대를 했고 제대 후 그는 예전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탤런트이자 가수로 많은 인기를 모으다 입대했던 구본승 역시 1997년 4월 제대 후 곧바로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펼쳤지만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기까지 오랜 기간 절치부심해야 했다.

장성현기자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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