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대 '3만명 미충원'우려

2003학년도부터 시작된 대입 수험생 감소가 올해도 계속되면서 지역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난이 최악의 상황에 이를 전망이다. 지역 전문대들은 올해 대량 미충원으로 내년도 모집 정원을 6천명 이상 줄였으나 4년제 대학들은 1천명도 줄이지 않는 안일함을 보인 탓. 게다가 지역의 상위 4년제 대학'학과들은 전략적 분석 없이 '2+1체제' 도입이라는 악수를 둠으로써 스스로 전 영역에 균형 잡힌 우수한 인재 확보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 수능 지원 현황=대구'경북 지역의 수능 지원자 감소폭은 지난해보다 커졌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6만179명으로 지난해 6만5천407명에 비해 5천228명 줄어 들었다. 전년도에 비해 3천517명 감소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셈. 전국적으로도 당초 예상보다 6만4천8명이 감소했다.

특히 경북 지역의 수험생 감소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수능 지원자는 2만9천4명으로 전년도 3만500명에 비해 1천496명 줄었으나 올해는 2만5천704명으로 지난해보다 3천300명 감소했다. 대구는 3만4천475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천928명 감소했다.

출신별로는 졸업생, 검정고시 출신자 등 졸업생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경우 대구'경북에서는 456명 증가했으나 올해는 1천561명이나 줄어들었으며, 전국적으로는 재학생이 4만602명 줄어든 데 비해 졸업생 및 검정고시 출신자가 2만3천406명 감소했다. 2005학년도부터 입시 제도가 바뀐데다 극심한 경제난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상 경쟁률=지난 1월 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잠정 자료에 따르면(확정된 모집인원은 수능시험을 전후해 발표) 2005학년도 대구'경북지역 4년제 대학의 모집 정원은 4만5천62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894명 감소했다. 지역 수능 응시생 6만179명 가운데 70%가 지역 4년제 대학에 지원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 경쟁률은 0.92대 1로 추정된다.

4년제 대학 지원율을 같은 기준으로 했을 때 2003학년도 1.08대 1이던 경쟁률은 2004학년도에 0.98대 1로 떨어졌으며 2005학년도에 더욱 낮아진 것. 고교 관계자들은 전년도에 사상 처음 예상 경쟁률이 1대 1로 떨어진 점을 감안해 대학들이 모집 정원을 줄였어야 함에도 안이하게 대처해 미충원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지역 전문대들의 경우 올해 대량 미충원 사태를 빚은 후 모집 정원을 6천명 가까이 줄였다. 그러나 수능 응시생이 올해 또다시 5천명 이상 줄어들어 모집난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4년제와 전문대 모집 정원과 수능 응시생을 단순 비교해도 3만명 이상 정원이 남기 때문이다.

▲영역별 지원 현황=올해 수능 원서 접수에서 관심을 끈 부분은 영역별 지원자 수. 7차 교육과정에 따른 2005학년도 입시부터 대학'학과에 따라 특정 영역'과목만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 여기에 맞춰 포항공대, 대구교대 등 일부를 제외한 지역 대부분 대학들은 인문계열 학과에서 수리 영역을 반영하지 않고, 자연계열 학과에서 언어나 외국어를 반영하지 않는 이른바 '2+1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전 영역을 반영하는 '3+1체제'로 결정함에 따라 수험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만 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실제 수험생들의 선택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수리 영역을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은 전국 12.3%, 대구'경북 20.2%로 나타나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그쳤다. 언어 영역은 97.2%, 외국어 영역은 99.8%가 선택했다.

이는 지역의 일부 인문계 학과를 지원할 수험생을 제외하고는 '3+1체제' 대학 지원을 염두에 두고 수능을 준비해 왔음을 보여준다.

탐구 영역 선택에서도 최대한 선택해 수능 결과에 따라 지원 전략을 세우려는 수험생들의 의도가 드러났다. 사회'과학탐구와 직업탐구 영역에서 최대 과목수인 4과목 또는 3과목을 고른 지원자가 51만9천363명으로 전체의 85.1%를 차지했다. 한편 수리 영역은 '가'형 선택이 15만3천785명으로 25.2%, '나'형 선택이 38만1천301명으로 62.5%였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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