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이, 방망이는 괜찮아?" 삼성라이온즈 김응룡 감독은 15일 롯데전에 앞서 방망이를 들고 덕아웃을 지나가는 포수 진갑용에게 물었다.
전날 허벅지 부상 재발로 걷기조차 쉽지 않아 선발 출장에서 제외시켰지만 대타는 가능한 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한번 해 볼 랍니다"라는 진갑용의 대답에 김 감독은 "(홈런으로) 담장 넘기고 걸어 들어오면 되잖아"라고 응수했다.
전날 롯데전에서 재발한 진갑용의 허벅지 부상은 삼성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백업포수 현재윤이 병역 비리로 빠진 상황에서 주전포수 진갑용의 부상은 팀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삼성 프런트 관계자는 "목발을 짚고서라도 경기에 출장해야 한다"며 진갑용을 협박(?)하기도 했다.
주장으로서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진갑용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팀을 구했다. 진갑용은 1대4로 뒤지던 4회말 2사 주자 1, 3루에서 조동찬 타석 때 대타로 나서 롯데 선발 손민한의 2구째 체인지업을 통타, 비거리 120m짜리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진갑용은 느릿느릿 그라운드를 돌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선발 호지스가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1, 2회초 각각 2실점하며 0대4로 끌려가던 삼성은 3회말 박한이와 박종호의 연속 안타로 1득점한 뒤 4회말 진갑용의 짜릿한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2사 주자 1루에서 박종호의 우익선상 2루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1점을 보태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에는 강동우의 내야 안타 등 3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2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진갑용은 경기 뒤 "허벅지 부상은 마땅한 치료가 없어 시간이 지나야 한다"며 "당분간 대타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팀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선발 호지스는 5와2/3이닝 동안 27타자를 맞아 삼진 6개를 잡아내고 6안타 4실점했지만 중반에 터진 집중력있는 타선에 힘입어 시즌 9승(9패)를 챙겼다.
8회초 2사 주자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1과1/3이닝 동안 4타자를 맞아 삼진 2개를 솎아내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32세이브를 챙겨 구원부문 1위를 유지했다.
7대4로 승리한 삼성은 65승47패7무를 기록, 이날 두산과의 더블헤더를 5대4, 4대3으로 모두 이긴 현대(66승47패5무)에 2위로 다시 밀렸다. 기아는 한화와의 더블헤더에서 12대3, 9대1로 쓸어담으며 6연승을 달렸고 LG는 SK를 6대2로 제압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대구전적(15일)
롯 데 220 000 000 - 4
삼 성 001 420 00Ⅹ- 7
△승리투수=호지스(9승9패) △세이브투수= 임창용(2승3패32S)
△패전투수=손민한(7승2패8S)
△홈런=진갑용 21호(4회 3점.삼성)
사진 : 1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의 경기에서 삼성 진갑용이 4회말 2사 주자1,3루 상황 때 대타로 나와 좌중간 홈런을 날린 뒤 4대4 동점을 만들며 덕아웃에서 선발 호지스를 독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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