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의 일본 헌병 근무 사실이 탄로나면서 집권여당의 의장직에서 물러났던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이번에는 당내 과거사 기구에 참여키로 해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신 의장 측이 "친일반민족 행위의 진상을 밝혀 진정한 용서를 받겠다"는 뜻에서 당내 '과거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팀'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6일 "말도 안 되는 코미디"라는 반응을 보였다. "선친의 일제하 헌병 오장 경력을 은폐하려다 낙마한 '거짓말 논란'의 당사자가 과거사 규명에 착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였다.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도로 제자리 인사병이 열린우리당에 번지고 있다"며 "책임 있는 분이 알아서 처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당 행자위 간사인 이인기(李仁基) 의원도 "과거사 진상규명은 객관성과 중립성을 갖춰야 한다"며 "이해 당사자, 그것도 가해자로 드러난 후손들이 진상파악 업무에 관여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여당 내에서도 신 의장의 거취를 못마땅해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야당이 시비를 걸 경우 자칫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의 본 뜻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태스크포스팀장인 원혜영(元惠榮) 의원은 15일 "신 의원이 과거사 팀에 합류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 왔다"며 "팀원들도 대부분 동의해 앞으로 같이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신 의원의 합류를 기정사실화했다. 신 의원 측도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민족화해를 이루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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