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매 고객 '男超시대'...업체 성비 역전

'결혼에서 최고의 미덕은 맞벌이.'

배우자를 찾으려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전통적으로 '여초(女超)' 현상을 보였던 결혼 정보업계가 최근들어서는 남성이 더 많은 '남초(男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황이 '체질화'되면서 가계에 대한 부담도 커지자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맞벌이 신부를 찾으려는 미혼 남성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A 결혼정보업체에는 남자 회원대 여자 회원의 비율이 55대 45 정도로 회원들의 성비(性比)가 이제는 역전됐다.

이 업체의 조경옥 지사장은 "연애를 통해서는 원하는 수준 이상의 소득을 가진 직업 여성을 만나기 어려운 탓에 결혼정보업체에 등록하는 남성회원이 많다"며 "한때는 취직 대신에 시집간다며 '취집'이란 말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성들이 직업없는 여성은 만남조차 거부하는 일이 많아 '취집'은 오래전 이야기가 됐다"고 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들어 남성들의 회원 가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는 B업체측은 "고객들의 만남을 원활히 하기 위해 남성 대 여성의 비율을 50:50 선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여성들의 가입 문의가 많았던 반면 올해는 남성들이 유난히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는 개업 등을 하는데 뒷받침을 해줄 재력이 있는 여성을 원했던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남성들도 이제는 '경제력'보다 '여성의 능력'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결혼 후 생계를 꾸려나가는 일이 걱정된다며 안정된 직업을 찾을때까지 결혼을 미루거나, 맞벌이를 통해 생활의 안정을 이루려는 경향이 정착되고 있다"라며 "특히 대구지역은 변변한 대기업이 없는 때문인지 '맞벌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다른 지역보다 더욱 강한 것 같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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