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 해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우리말로 알맞게 번역할 말이 없을까? 어느 연수에서 강사분이 옆 사람에게 자신에 관해서 알리되 입은 꼭 다물고 눈으로만 자신을 나타내어 보라고 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눈으로 전하려니 참 난감했다.
난처해 하고 어설프게 애를 쓰는 것을 보더니 다음은 글이나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해 보라고 해서 이제는 조금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되어갔다. 그래도 역시 답답했다. 꾹 다문 입으로는 자꾸만 말이 튀어나오려고 했다. 이때쯤에 와서야 강사는 옆 사람에게 제스처를 써가며 서로 인사를 나누라고 해서 시끌시끌하게 인사 나누기에 바빴던 기억이 있다.
인간사회 공동체의 기본적인 요소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의 공감대, 즉 사회문화나 사고의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자아를 형성해가고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 대인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는 인격을 완성시키는 인성교육이 앞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은 곧 대인관계를 잘 맺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협동학습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교육은 그래서 곧 인성교육인 것이다. 겸손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지녀야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감동시키는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다. 강한 리더십과 훌륭한 인간성, 원만한 인격 등은 모두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사람, 성공한 비즈니스맨, 존경받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질 않은가. 미국의 유명한 대학에서는 대중 연설이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교양필수 과목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대학도 교양과정으로 대중연설과 대인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토론 방법 등의 기본적인 소양을 반드시 가르쳤으면 좋겠다.
지난 여름, 108년 만에 귀향해 지구촌의 평화와 화합을 다짐하는 올림픽이 열렸던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기슭의 '아고라'란 광장에서 소크라테스는 매일 오후 젊은이들에게 대화술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리스인들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토론문화(광장문화)가 뛰어나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말로써 가슴 속의 앙금들을 쏟아내고 그 대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와인이다. 우리처럼 '부어라 마셔라'하지 않고 대화를 즐기면서 목을 축이는 정도로 취하지 않은 채 하고 싶은 말을 하니 남에게 폐가 될 말은 삼갈 수 있고 와인을 즐기며 마시니 뒤끝 또한 없다고 한다. 말을 아무리 많이 해도 말이다.
합리적인 토론을 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즉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리더십 또한 꼭 필요한 요소이다. 리더십의 역할은 감정적인 반응에 휩쓸리지 않고, 성숙하고 민주적인 방법을 통해 토론의 틀을 잡아나가는 것이다.
가슴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닌 중요한 결정은 이성적 계산이 중요한 것이기에. 이제 우리도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자.
이정선(대구남부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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