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3사 드라마 간접광고 도를 넘었다"

"드라마의 간접광고 형태는 기획 단계부터 주요 배경으로 설정되며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고 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는 드라마 속 간접광고 유형과 문제점을 지적한 '드라마 간접광고 사례분석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날 오후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간접광고 한계는 어디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경실련 미디어워치 최성주 기획위원은 제2주제로 방송3사의 드라마 간접광고 실태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미디어워치가 방송3사 드라마를 모니터한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미디어워치가 분석한 간접광고의 특징은 일반 정보 프로그램보다 정도가 훨씬 심각하다는 점, 드라마들이 광고효과를 높여주려고 극의 설정 자체를 상품이나 기업에 맞춰 바꾸거나 극의 흐름과 상관없는 에피소드를 구성한다는 점, 대작 드라마에서 간접광고가 더욱 심하다는 점 등이었다.

미디어워치는 간접광고의 유형을 크게 ▲드라마 전체의 배경이 되는 간접광고 ▲의도적인 에피소드 설정 ▲의도적인 화면 노출 ▲인터넷을 통해 구매 촉진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드라마 전체의 배경이 되는 간접광고로 '파리의 연인' '황태자의 첫사랑' '애정의 조건' '금쪽같은 내 새끼' '청혼' '형수님은 열아홉' 등이 거론됐다.

최근 50%대의 시청률로 '국민드라마'로 불린 '파리의 연인'은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된 제작지원 업체인 자동차회사와 극장체인을 눈에 띄게 부각시켰다는 점이 지적됐다.

'황태자의 첫사랑'은 드라마 속 배경인 'Club July'라는 리조트 회사를 통해 아예 협찬사인 'C리조트'의 삿포로, 발리, 타히티 지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체 드라마를 구성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청혼'은 주인공 경희(조민수)의 드라마 속 떡집 창업 과정에서 특정 떡집의 상호와 로고, 신제품에 대한 설명을 대사로 처리했고, '금쪽같은 내 새끼'는 주인공인 젊은 부부가 화장품 가게를 개업하는 데 협찬사 내부를 그대로 보여주고 광고문구도 그대로 방송했다.

의도적 에피소드 설정으로 문제가 된 드라마는 '파리의 연인' '황태자의 첫사랑' '청혼' '애정의 조건' 등이었다.

'파리의 연인'은 남자 주인공 '기주'가 밤샘을 한 여주인공 '태영'에게 화장품을 선물하기 위해 직접 매장을 찾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협찬사를 광고하는 등 4차례에 걸쳐 협찬사를 광고했다.

'황태자의 첫사랑'은 드라마의 전개에 따라 달라지는 협찬사의 해외 리조트들의 특징을 각각 설명하고 리조트 자체 공연도 소개했다.

의도적 화면노출을 한 드라마는 '매직' '형수님은 열아홉' '섬마을 선생님' '구미호 외전' 등 4개 드라마.

의도적 화면노출은 화면에 협찬사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배치해 간접적으로 협찬사 제품을 광고하는 방식이다.

'매직'은 주인공 강재(이동원)가 연진(엄지원)의 차를 타는 장면에서 차량의 성능을 자세히 설명했고, '형수님은 열아홉'은 출연자끼리 협찬사 제품을 나눠 먹는 장면을 삽입하면서 신제품도 소개했다.

간접광고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해당 드라마의 홈페이지도 함께 이용한다는 점을 이용해 홈페이지와 협찬 제품 쇼핑몰을 연결시켜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드라마에 등장하는 업체나 장소를 상세히 소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드라마로 '파리의 연인'이 꼽혔다.

미디어워치는 "이런 간접광고는 자사제품을 효과적으로 내세우려는 기업과 수익을 늘리려는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는 동안 끊임없이 소비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간접광고로 일종의 시청권 침해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워치는 이어 "간접광고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외주 제작사가 방송국에서 받는 제작비가 실제 제작비에 비해 크게 못미치기 때문"이라며 "방송사는 현실적인 제작비 지원을 중심으로 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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