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세계적 팝스타 엘튼 존(57)의 첫 내한 공연이 17일 저녁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궂은 날씨 속에서도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 직전인 오후 8시께 가랑비가 내려 공연을 보러 온 3만여 관객들은 마음을 졸이며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오후 8시 20분께 엘튼 존은 밴드 멤버들과 함께 검은색 턱시도 차림에 빨강색 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첫곡 'Bitch is back'를 부른 그는 일어나서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합니다. 오늘 즐거운 시간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세 번째 곡 'Levon'을 부를 때는 마지막 부분에서 오랜 음악 동료인 드러머 나이젤 올슨을 비롯한 8명의 밴드 멤버들과 호흡을 과시하며 열정적인 피아노 연주 실력을 선사했다.
이후 'Philadelphia Freedom', 'Rocket Man' 등의 레퍼토리가 이어졌고 공연 직전 내리다가 그쳤던 비는 다시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흥겨운 연주가 돋보였던 'Tiny Dancer'를 부르던 중에는 비가 갑자기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관객석은 동요하지 않았고 엘튼 존과 밴드 역시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와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의 '단짝'인 야마하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며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등을 부를 때는 3만여 명의 관객이 환호성을 절로 지르며 공연장을 감동의 물결로 채웠다.
비가 내리는 중에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추모곡인 'Candle in the Wind'을 부르고 장중한 연주곡 'Funeral for A Friend'를 연주할 때는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Crocodile Rock'과 같은 흥겨운 빠른 곡을 부를 때는 많은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흔들며 콘서트를 즐겼다.
이날 공연은 오후 10시 이후까지 계속됐으며 'Your Song'이란 앙코르송과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의 OST인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엘튼 존은 궂은 날씨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열광해 준 한국팬들에게 "공연에 와 주셔서 감사합나다. 여러분들은 가장 훌륭한 관객입니다. 가능하면 빨리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번 무대는 개런티 100만 달러란 거장 엘튼 존의 열정과 관록이 돋보인 무대였다. 사운드도 야외 공연장임을 감안하면 훌륭했고 아티스트도 열정과 성의로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전세계 투어로 무리한 탓인지 전성기 때의 가창력에는 못 따라가는 느낌을 받게 했다는 점이다. 또 발라드 위주 레퍼토리의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특수효과와 변화무쌍한 공연에 익숙해서인지 다소 단조롭고 지루한 느낌을 받은 관객도 있어 보였다.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빗나간 탓도 있지만 주최측에서 미리 비옷을 준비했더라면 최대 R석 30만원을 주고 온 관객들이 비에 젖는 불편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동주최사인 SBS 관계자는 "공연 전까지 기상청에 문의한 결과 전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해 비옷을 준비하지 않았다"면서도 "공연에 크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공연장에 오신 관객들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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