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기능올림픽 기계제도 금 김종희군

"명장(名匠)이 되어 어머니께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3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기계제도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김종희(경북기계공고 3년·사진 가운데)군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국대회 금메달이 자랑스럽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더 큰 효도를 하고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려고 합니다'" 김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가 실어증에 걸려 소년가장이 되었다. 그러나 김군은 불행 앞에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 2002년 고향 영천에 어머니와 여동생(중3)을 큰아버지댁에 맡겨두고, 고모가 사는 대구로 홀로 '유학'을 왔다. 학업성적이 우수했으나 하루라도 빨리 가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실업계고로 진학했다. 치료비가 없어 변변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가 늘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김군은 경북기계공고에 입학하자마자 김종구(45) 교사를 찾아가 "로봇 설계자가 되고 싶다"며 매달렸다. 적성검사와 흥미도 검사를 통해 공간 지각과 수치 해석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한 지도교사 김씨는 기계제도 기술을 김군에게 가르쳤다.

김군은 3년 동안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컴퓨터와 씨름하며 기술을 익혔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보러가는 것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로 자제했다.

흘린 땀의 결실은 곧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이어 올해 46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기계제도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군은 내년 핀란드 헬싱키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한 국가대표 평가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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