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로 생계형 창업이 위기인데도 독특한 아이템으로 창업에 성공한 젊은 여성들이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찾아 힘든 선택을 했지만 '나만의 것'을 갖고 싶어하는 취향에 맞춘 수제(手製)품으로 창업에 성공했다.
◇수제 다이어리 '마법일기'
경산 계양동의 수제 다이어리 '마법일기' 작업장. 20대 사장 전지원(28)씨가 어머니와 함께 원단을 오리고 표지를 붙이며 손으로 다이어리를 만들고 있다.
전 사장은 디자인과 공예에 대해 전문공부를 한 적이 없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뛰어나고 공예에 관심이 많아 만들기를 좋아하고, 대구의 아마추어 수공예 작가모임 '깨비예술시장' 운영위원을 맡을 정도로 수공예에 대한 열정은 넘친다.
이런 열정으로 기존의 박음질 방식이 아닌 접착 방식으로 원단의 무늬와 문양이 살아 숨쉬는 수제 다이어리를 만들고 있다.
접착제의 양, 강도, 표지 탄력성 등을 실험해온 전씨는 2년여의 시행착오를 거쳐 그만의 기술과 디자인을 고안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만든 다이어리 종류는 300여개. 공장제품이 도저히 따라오기 힘든 독창성과 섬세함이 살아있다.
"시험 제작하면서 버린 원단비만 해도 1천만원이 넘을만큼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는 전씨는 그 실패덕에 뛰어난 수제 다이어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마법일기' 다이어리의 최대 강점은 접착 기술. 기존 수제 다이어리는 퀼트로 만들어져 표지에 재봉선이 남고 사용할 수 있는 소재도 면 뿐이다.
하지만 전씨가 고안해낸 접착 방식은 실크, 양단, 자수원단 등 모든 소재에 다 활용할 수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봄 쇼핑몰 마법일기(www.magicdiary.com)를 오픈한데 이어 현재 10개의 인터넷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2곳에 물건을 대고 있다.
나만의 다이어리를 갖고 싶어하는 고객이 늘어나 작년에는 3천개나 팔았다.
100% 수작업 다이어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자 부산에서 OEM으로 대량생산을 제안하며 상표권으로 1억을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기계로 대량생산하면 고유의 질감을 살릴 수 없다"고 거절한 전씨는 한국의 전통이 살아있고 고유 문양을 간직한 수제 다이어리 '마법일기'를 수출할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 겨울 재독 교포가 우연히 전씨의 쇼핑몰에서 다이어리를 사, 첫 해외판매를 기록한데다 마법일기를 사러 매장을 찾은 외국인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기 때문이다.
◇수제 초콜릿·케이크 전문점
대구 동성로 중앙파출소 옆 주문식 한 매장에 웨딩케이크, 곰돌이, 햄토리, 피카츄 등 각종 캐릭터 케이크들과 수제 쿠키들이 예쁘게 진열되어있다.
12평 크기의 아담한 공간에 진열된 수제 초콜릿·케이크들은 모두 수제 초콜릿·케이크 전문점 '파티앤케이크'의 사장 김민정(30)씨가 만든 것들. 구청 민원실 계약직원으로 4년간 근무했던 김씨는 2년전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파티케이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 사이트를 발견한 순간 너무 기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고 돌이킨 김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전공(조리학과)을 살리고 싶어서 직장을 그만 두고 국비 지원을 받아 제과제빵학원에 다녔다.
주말이면 서울의 유명 미국식 파티케이크 전문학원을 다녔고, 이 과정을 마친 후 푸드스타일리스트 오정미씨로부터 수제 초콜릿 과정을 배웠다.
지난 2월 동성로에 가게를 연 김사장은 가게를 열자마자 연중 최대 초콜릿 시즌인 밸런타인데이와 겹치면서 일주일 매출이 무려 1천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가게에 '하트 초콜릿에 사랑의 메시지를 적어드립니다'라고 붙여 놓은 것을 보고 손님들이 찾아온 것이다.
장사가 계속 잘된 것은 아니었다.
초콜릿 시즌이 끝나고 3월이 지나자 손님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수요예측을 제대로 못했다고 판단한 김씨는 4월부터 파티케이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시원찮았지만 이색적인 풍경에 가게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점점 손님이 늘어나 지금은 일일 매출이 꾸준하게 올라올 정도로 주문이 계속 늘고 있다.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들과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파티 케이크의 수요는 충분하다"는 김씨는 요즘도 새로운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해외 사이트를 서핑하며 연구하고 있다.
또 가게 2층에서 케이크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습을 하고 MBC문화센터와 홈플러스에서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제부사진: 독특한 아이템으로 성공한 '마법일기'(사진 위)와 '파티앤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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