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생과 아웃사이더는 영화의 오랜 스타다.
그들의 성취담은 영화가 스토리라는 것을 갖게 된 이래 가장 환영받는 소재였다.
23일 개봉하는 '꽃피는 봄이 오면'(류장하 감독)도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한 음악가가 서서히 잃어버린 희망을 되찾게 된다는 가슴 흐뭇한 영화다.
인정받지 못하던 아웃사이더가 결국에는 난관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다는 영화의 내러티브는 어찌 보면 새롭다기보다 친숙하다.
아니 솔직히 진부하다.
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조감독 출신인 류 감독은 특유의 연출력으로 김이 모락모락 풍겨 나오는 따뜻한 요리를 만들어냈다.
슬픔도, 미움도, 사랑도 그리고 다시 찾아온 희망도 과장되지 않은 채 담담하게 영화 속을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최민식은 이 영화에서 자신이 왜 칸에서 선택된 배우인지를 잘 보여준다.
'파이란'에서 희망 없는 이강재, '취화선'에선 광기 번득이는 예술가 장승업, 그리고 '올드보이'에서 냉담하게 변해가는 소시민 오대수로 변신했던 그가 이번엔 순수 음악가를 꿈꾸지만 희망과 점점 멀어져가는 현우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추운 겨울날 친구들과 배낭 메고 산행 갔을 때 말이죠. 민박집에 들어가서 아랫목에 손을 집어넣었을 때의 따뜻함, 그런 온기가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 최민식이 이 영화에 대해 평한 대로 영화는 훈훈하고 따뜻하고 잔잔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전반적으로 주변부의 다양한 인물들에게 좀더 많은 애정을 기울였다면 어떠했을까. 현우에게 너무 많은 짐을 할애한 나머지 다른 캐릭터들의 빛이 약해지게 된 것은 흠이다.
사족 하나. 이 영화는 실제 강원도 삼척의 도계중학교 관악부를 이끌어 간 한 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KBS 인간극장 '건빵선생님의 약속'과 강릉KBS '희망의 기록-폐광촌 아이들과의 1년'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관악부 아이들로 출연한 학생들도 4명을 제외하곤 실제 도계중학교 관악부 학생들이 열연했다.
상영시간 148분, 12세 관람가.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