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르카위 단체, 美 인질 또 살해

미국인 인질 2명을 살해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휘하 이라크 무장단체 '타우히드 와 알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또다른

영국인 인질도 살해할 것이라고 21일(이하 현지시간) 위협하는 등 인질 참수 공포

가 재연되고 있다.

이날 이슬람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인 인질을 또다시 참수했다고 밝힌 이 단체는

역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영국 정부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영국인 인질

케네스 비글리도 미국인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무슬림의 피는 물이 아니다. 무슬림 여성의 명예가 쓰레기처럼 버려

져서는 안된다"고 말해 아부 그라이브와 움 카스르 수감시설 내 이라크 여성 수감자

가 석방이 자신들의 요구조건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레어 총리는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비글리 가족들과 "사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총리실이 이날 밝혔다.

외무부 대변인도 잭 스트로 외무장관이 같은 날 비글리의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전했으나 인질범들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재확인했다.

비글리의 아들 크레그(33)는 전날 밤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인질들의 요구사항

을 들어주고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블레어 총리에게 간청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타우히드 아 왈 지하드는 이슬람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라크

내 모든 여성 수감자들을 석방하도록 요구한 시한이 경과함에 따라 두번째 미국인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우리가 제시한 시한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용맹스런 아들들이 두번

째 미국인의 목을 베었다"면서 살해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곧 공개하겠다고 덧붙였

다.

성명은 두번째로 살해한 미국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유진 암스트롱과 함

께 지난주 납치된 미국인 잭 헨슬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는 전날에도 이슬람 사이트에 암스트롱을 참수했다고 발표한 뒤 참수 장

면을 담은 비디오를 공개했는데 미 중앙정보국(CIA)은 당시 성명을 낭독한 인물이

테러단체를 이끌고 있는 자르카위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자르카위로 추정된 이 인물은 당시 성명에서 연합군이 아부 그라이브와 움 알-

카스르 교도소에 억류 중인 모든 이라크 여성 수감자들을 석방하라는 요구를 계속

무시하면 24시간 내로 다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미군 당국은 무장대원들이 거명한 두 곳의 교도소에는 여성 수감자가 한

명도 없으며 단지 사담 후세인 구 정권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에 관련된 2명의 여성이

다른 시설에 억류돼 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암스트롱과 헨슬리, 비글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걸프 서플라이즈 앤드

커머셜 서비스' 직원으로 지난 16일 바그다드 자택에서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

치됐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 내 알-카에다 조직인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는 마르코

니사에서 통신기사로 일하고 있던 영국인 에드먼드 스튜어트를 이날 리야드에서 살

해했다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주장했다. (카이로.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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