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재하 삼성 단장 "프로야구 최대 위기…보완책 빨리 찾아야"

시민밀착형 홍보·공동마케팅 계획

국내 프로야구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순위 다툼이 치열한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예년 같으면 야구팬들의 눈과 귀가 야구장에 쏠릴 때지만 지금의 프로야구계는 '프로야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회의의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줄어드는 관중에다 선수들의 병력 비리 파문으로 핵폭탄을 맞은 프로야구계를 두고 일부 야구인들은 '프로야구의 새판짜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병역비리에 연루된 선수들에 대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잔여경기 출장 금지를 결정했다. 원인이야 어떻든 범법자들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느냐는 여론을 감안한다면 늦었지만 다행스런 결정이라는 것이 프로야구계의 중론이다.

22일 기아전에 앞서 시민야구장에서 만난 삼성 김재하 단장은 선수들의 병역 비리 파문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며 "앞으로 구단에서 선수들의 병역 문제에 적극 관여할 것"을 약속했다. 또 정부와 KBO, 프로야구선수협의회 등과 협의를 거쳐 제도적인 보완책도 강구할 것을 다짐했다.

병력 비리 연루 선수들의 잔여경기 출장 금지를 가장 강하게 주장했던 김 단장은 "포스트시즌을 없애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병력 비리 관련 선수들을 그대로 출장시키면 '프로야구계가 집단적 도덕불감증에 빠졌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현재의 프로야구가 탄생 23년만에 최대 위기라는 데 동의했다. 김 단장은 "이대로 2, 3년이 흐르면 한국프로야구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병력 비리까지 터져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위기 해결 방안에 대한 질문에 김 단장은 "지역 연고제인 만큼 대구시와 대구시민, 구단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구단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구단이 더욱 시민밀착형 홍보에 주력할 것임을 밝힌 김 단장은 "대구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로축구 대구FC 등과도 연계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삼성 프런트 직원에서부터 단장에 이르기까지 15년 가까이 프로야구계에 몸담은 김 단장도 현재의 위기를 탈출할 뚜렷한 방안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그만큼 지금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고지 서울 이동과 관련해 김 단장은 "프로야구를 살려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현실성없는 얘기일 뿐"이라면서도 "인구, 도시경제력, 구장 시설 등을 고려할 때 지방도시 구단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내년 2월 KBO가 컨설팅회사에 의뢰한 프로야구중장기 발전 계획안이 나올 예정"이라며 "그 때부터 모든 것을 원점에 두고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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