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경제 원리가 인정으로 무뎌지는 곳이 바로 장터다.
땀흘려 낸 소출을 팔러 나온 농부나 장날까지 며칠을 별러 나온 주민들, 전국의 장터를 도는 장돌뱅이에게도 '장터'는 사람 냄새 물씬나는 푸근한 삶의 현장이다.
KBS 대구총국은 27일 오전 10시 다큐멘터리 '장터, 그 곳에 고향이 있었다'를 내보낸다(KBS 1TV). 이제 아련한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장터를 재조명한 프로그램.
급격한 산업화는 5일장을 역사의 한 모퉁이로 밀어냈다.
대형소매점과 백화점의 공세로 인해 이제 시골 오지에서도 5일장의 풍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작진은 1년여에 걸친 기간동안 전국을 답사하며 예전 모습이 남아있는 5일장을 취재했다.
옛 장옥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전라북도 순창장에서 그 옛날 5일장의 향수와 정취 그리고 변해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하루에 두 번 오가는 기차로만 닿을 수 있는 경북 봉화의 양원마을을 찾아 마지막 통일호를 타고 장에 가는 산골오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본다.
아울러 장터를 떠돌며 살아가던 장돌뱅이와 장사꾼들의 삶을 조명한다.
경북 울진에서 봉화까지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 120리를 사흘 밤낮 소를 몰고 걸어 다녔던 육지의 소장수 김사극 할아버지, 바다에서는 쪽배를 타고, 육지에서는 소를 몰고 걸어 다녔던 전라남도 강진의 한석준 할아버지를 통해 우시장의 과거와 오늘을 반추한다.
또 6.25 이후부터 지금까지 50년동안 장터 난전에서 구두수선을 해온 장돌뱅이 김대호 할아버지를 만난다.
날짜끝자를 따라 산청(1·6), 함양(2·7) 인월(3·8) 벽전(4·9) 안의(5·10)장을 다녔던 할아버지는 장이 하나 없어진 탓에 네 장만 다니고 있다.
장에서는 장꾼이요, 장을 떠나서는 농부로 살아온 할아버지의 인생에는 지난 시대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초상이 담겨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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