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63개국 264편의 감동…환상축제

세계 첫 상영 월드프리미어 40편 참가

'영화의 바다에 풍덩.'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내달 7일 시작돼 9일 동안 영화팬들을 불러모은다.

올해 '영화의 바다'를 찾는 작품은 역대 최대규모인 63개국 264편. 지역별로는 한국 58편, 아시아 101편, 월드 105편이다.

특히 올 영화제에는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이 40편이나 참가한다.

10월, 영화라는 가을바다에 빠져봄은 어떨까.

◇개·폐막작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개·폐막작이다.

올 영화제를 빛낼 두 작품으로 왕자웨이 감독의 '2046'과 데뷔작 '인터뷰'로 관심을 끌었던 변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주홍글씨'가 선정됐다.

'2046'은 지난 2000년 세계를 감동시킨 왕 감독의 '화양연화' 속편. 올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이 영화는 '화양연화'의 짧은 사랑 이야기 이후 몇 년을 더 펼쳐놓는다.

과거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선명해지는 기억으로 괴로워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감각적인 영화라는 중평. 이번 필름은 칸 영화제 때 상영된 필름과 달리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을 앞두고 재촬영·재편집을 거쳐 다시 업그레이드된 새 버전이다.

폐막작 '주홍글씨'도 묵직하다.

아내(엄지원)와 정부(이은주), 피살자의 부인(성현아) 등과 서로 다른 사랑을 나누는 강력계 형사 기훈(한석규)의 혼란스러운 사생활을 바탕으로 범죄 수사극을 덧칠하는 이색 스릴러물. 용의자들을 탐문할수록 미궁에 빠지는 수사, 관객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형사의 사생활, 그리고 마지막에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 기다린다.

◇9개 섹션

공식 참가부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9개 부문. 아시아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아시아 영화의 창'(45편)을 비롯해 '뉴 커런츠'(12편), '한국영화 파노라마'(13편), '월드시네마'(50편), '와이드 앵글'(74편), '오픈 시네마'(7편), '크리틱스 초이스'(10편) 등이 영화 마니아들을 맞는다.

아시아 영화의 창에는 최양일 감독의 신작 '피와 뼈',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의 '박치기', 아오야마 신지의 '호숫가 살인사건' 등이 상영된다.

상당수 작품이 세계 초연. 또 이상일의 '69', 허우샤오셴의 '카페 뤼미에르', 이와이 슌지의 '하나와 앨리스', 미이케 다카시의 '이조', 사카모토 준지의 '세상 밖으로', 고레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 아피차퐁 위라세타쿨의 '열대병' 등 올 한 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들도 대거 소개된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영화의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 시네마 부문에는 '비포 선셋' 등 미국 화제작 외에도 지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토니 갓리프의 '추방된 사람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잃어버린 포옹',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세네갈 우스마 셈벤 감독의 '물라데' 등이 초청됐다.

여기에 장 뤼크 고다르의 '아워 뮤직', 클레르 드니의 '개입자', 에미르 쿠슈투리차의 '인생은 기적처럼' 등이 가세한다.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심사위원장 세르게이 라프란티브)에는 일본 이구치 나미의 '개와 고양이', 한국 노동석의 '마이 제너레이션' 등 6개국 신인 감독 12명의 독창적인 작품이 선보인다.

'한국영화 파노라마'에는 최근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빈집'을 비롯해 '인어공주', '올드 보이', '쓰리, 몬스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화제작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특별전

네 개 특별전에서 총 42편이 상영된다.

이 중 그리스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 회고전'이 최고의 하이라이트. 군부 독재와 인권 탄압에 시달렸던 그리스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3부작 '1936년의 나날', '유랑극단', '사냥꾼들'을 비롯해 그의 대표작 12편이 상영된다.

독일영화 특별전은 '어제와의 고별' 같은 냉전시대 문제작과 최신작을 아우른다.

첫 애니 특별전인 애니 아시아전은 일본작 '애플 시드'를 비롯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최신작을 한자리에 모았고, 인도네시아 특별전은 가린 누그로호 이후 젊은 감독들의 의욕적인 작품들을 초청했다.

◇예매는 이렇게

인터넷으로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와 부산은행 홈페이지(www.pusanbank.co.kr)로 하면 된다.

메가박스 대구점에도 임시매표소가 설치돼 있다.

개·폐막작은 이미 예약이 끝났으며, 일반상영작은 내달 15일까지 예매할 수 있다.

잔여좌석 조회는 영화제 홈페이지나 전화(1588-6200)로 가능하다.

유의할 점은 올해부터 상영작 '정시상영'을 실시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입장할 수 없다.

입장료는 개·폐막작이 1만원, 일반상영작은 5천원.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사진 : 위로부터 '20·30·40', '대지와 먼지', '여감방', '열대병', '여자, 정혜', '영화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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