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과 불만이 쌓여 민심이 흉흉하더라", "쌀시장 개방으로 성난 농심(農心)에 혼이 났다"
고향과 지역구를 다녀온 지역 정치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대부분 얼어붙은 경제 얘기를 하며 "못 살겠다", "대통령 어디 있노"라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곱씹더라는 얘기였다. "화난 민심에 얼굴을 못들었다"는 지역 의원들의 말에 씁쓸함과 한숨이 배어났다.
한나라당 이해봉(李海鳳) 의원은 "민심은 말할 것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역구 재래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이 "아예 대통령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 추석 경기는커녕 상거래 조차 안된다고 울상이었다"고 전했다. 이명규(李明奎) 의원도 "만난 주민들마다 정부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더라"고 혀를 찼다. "현 정부가 경제에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니냐. 말로만 경제를 외치지 말고 실질적인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는 질책만 들었다"고 말했다. 최경환(崔炅煥) 의원 역시 "대통령이 나선다고 가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어려울 때 국민을 위해 걱정하고 쓰다듬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이들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흐리멍텅하다",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다"라는 호된 질책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쌀시장 추가 개방과 공급 과잉으로 쌀 값 하락을 우려하는 농심(農心)을 전했다. 이 의원은 "쌀시장 개방으로 풍년을 맞고도 농민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어둡더라"면서 "쌀시장 개방에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과 함께 국제화에 맞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적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박창달(朴昌達).김성조(金晟祚) 의원은 국가보안법 개폐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민심을 얘기했다. 박 의원은 "북한은 변화하는 모습이 없는 데 우리나라만 앞서가서야 되겠냐는 걱정이 많았고 수도이전 문제 역시 갈수록 지역민심이 나빠지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보안법 개폐나 과거사 문제에 얽매일 때가 아니라 지역 경제 회생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며 "현재 지역 민심은 폭발하기 일보직전의 흥분상태"라고 전했다.
시당 위원장인 박종근(朴鍾根) 의원은 "불경기를 두고 말들이 많아 차마 못 내려갔다"고 토로했다. 아우성치는 성난 민심 탓에 지역구로 가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더란 얘기였다. 박 의원은"추석을 보낸 뒤 주말쯤 내려가서 조용히 민심을 챙기겠다"고 했다. 최재왕.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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