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페즈 "한국야구 감 잡았어"

기다림에 대한 보은인가.

삼성라이온즈 용병 로페즈가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팀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며 골치를 썩혔던 용병 오리어리 대신 지난 7월 교체 용병으로 사자 유니폼을 입은 로페즈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타석에서 형편없는 실력을 드러내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 때문에 2군으로 쫓겨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고 급기야 무릎 부상으로 '더 이상 1군 경기는 힘든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대는 소리까지 들었다.

국내 프로야구 데뷔 첫 날인 지난 7월 20일 2안타(1홈런)를 기록한 후 32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로페즈는 팀 타선이 부진에 빠질 때마다 비싼 용병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까지 받았다.

하지만 지난 18일 두산전에서 2안타(1홈런)를 터뜨리면서 희망을 걸게 했던 로페즈가 28일 LG전을 시작으로 명예 회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려 팀 승리를 뒷받침했던 로페즈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29일 LG전에서도 3타수 2안타(2볼넷)를 치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방망이를 크게 휘두르던 스타일에서 탈피, 짧게 잡고 맞히는 데 주력하면서 이제야 제 실력을 내게 되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판단.

특히 로페즈가 안타를 때려내기 시작하면서 집단 슬럼프에 빠졌던 삼성의 타선도 동시에 살아나고 있다.

29일 LG전에서 삼성은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삼성은 1회초 2사 주자 만루에서 김한수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한 뒤 2회초 무사 주자 1, 3루에서 박한이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고 양준혁의 볼넷과 로페즈의 중전안타를 묶어 4대0까지 달아 났다.

3회말 1사 후에 조동찬의 실책에 이어 연속 5안타를 허용, 3실점했지만 삼성은 6회초 박종호가 쐐기를 박는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8회초 강동우의 좌월 2루타로 2점을 보태 상대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박종호는 4타수 3안타로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3회말 2사 후 선발 김덕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진웅은 4와1/3이닝 동안 15타자를 맞아 삼진 4개를 솎아내고 2안타로 상대 타선을 잠재우며 시즌 9승(7패)째를 챙겼다.

최근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부진에 빠졌던 김진웅은 지난달 8일 한화전 이후 9경기만에 승리를 거뒀다.

7대3으로 승리한 삼성은 3연승을 이어가며 70승51패8무를 기록, SK를 6대4로 물리친 현대(72승52패5무)에 2승차 2위를 유지했다.

롯데는 기아를 7대6으로 꺾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29일 잠실 전적

삼성 220 001 020 - 7

LG 003 000 000 - 3

△승리투수=김진웅(9승7패)

△패전투수=최원호(8승7패)

△홈런=박종호 8호(6회 1점·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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