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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최고 활력소" 노인의 날 대통령 표창 신천호씨

"봉사하는 일이 운동이지요." 노인의 날인 2일 대통령 표창을 받은 신천호(67.대구 남구 대명6동) 할아버지. 지난 1999년 40년간의 교직생활을 끝낸 신씨의 하루는 숨돌릴 틈 없이 바쁘다. '봉사스케쥴'이 꽉 짜져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나 동네 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주일에 두차례씩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들고 앞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4km를 오르내리며 쓰레기 줍는 일도 그의 몫. 그는 "퇴직한 동료들이 테니스나 골프 등으로 건강을 돌보며 시간을 보내지만 나는 전국 곳곳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일도 하고 이렇게 등산 겸 청소를 하며 몸을 보살피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퇴직 전에 여생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봉사'를 택했다는 신씨는 신문에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라는 광고까지 냈을 정도. 그리고 퇴직 뒤에는 곧바로 실천에 들어가 경북 칠곡 '엘리사벳집', 남구 대명동 '작은 예수회집', 경북 고령군 '들꽃마을' 등을 매달 한번씩 방문해 무의탁 노인과 지체장애자 등을 위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또 동구 입석동 동촌종합복지관과 율하동 베다니농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 교실도 열고 있다.

그는 "봉사는 생색내기가 아니라 조용히 하는 것인데 이렇게 표창까지 받았으니 죽을 때까지 이타(利他)생활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현재 신씨는 대구 중구 노인인력지원기관의 문화유산 해설사로도 활동하며 초.중.고와 각 단체가 요청하면 불국사나 동화사, 해인사 등 어디든 달려가 무료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는 또 일본인 관광객을 위해 방송통신대 일본학과 3학년에 편입, 일본어능력시험 2급에 합격하는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

신씨는 "정부로부터 받는 연금으로 약간의 여유가 있어 이웃을 돕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역사교사였던 만큼 문화유산 알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언제 어디든 달려가는 문화유산 해설사로 여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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