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북쪽으로는 영산(靈山) 팔공이 병풍처럼 감싸 안고 남쪽으로는 신비의 산 비슬이 버티고 낙동강이 서쪽을, 금호강이 동서로, 신천이 남북으로 흐르는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곳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땅이 기름져 생산성이 높고, 인심이 좋아 사람들이 살기에 편리한 점도 있으나 무엇보다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인구가 늘어나면서 산림이 황폐화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 정부의 치산녹화 정책으로 오늘날의 숲이 형성되어 마치 산림에 대해서 더 이상 관리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산림의 생명력이 비록 왕성해도 적절히 관리해 주지 않으면 지나친 경쟁으로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나거나 사람의 접근조차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현재 대구 근교 산림은 산림이 주는 보건, 휴양, 탐방, 문화, 환경개선 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는 형편이었다.
이런 사정인 가운데 대구시가 근교 산림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수립하기 위하여 '산림 가꾸기 100년 계획'을 마련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정책이라고 환영하고 싶다.
다만 행정구역의 56%나 차지하는 산림을 일률적으로 가꾸기보다는 지역 여건이나 숲의 용도에 따라 접근 방법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대구는 인구가 250만 명이나 되는 거대 도시인 만큼 용재림 생산기능보다는 시민들의 보건과 휴양 기능이 더 강조되도록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기 때문에 수종(樹種)갱신보다 숲 가꾸기에 주력하여야 한다고 본다.
둘째 수질정화와 소음저감, 공기정화 등 숲이 환경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낙동강과 금호강 등 하천 유역과 상수도보호구역은 수질정화와 수원함양기능이 높은 수종이 도입돼야 하며 특히 상수도보호구역의 산림은 전문직인 임업직이 관리를 담당해야 한다.
셋째 공원의 숲은 그 지정 목적에 따라 자연공원에는 자연성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근린공원은 시민의 휴식과 여가 선용에 필요하도록 구별해서 관리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문화재라 할 수 있는 노거수(老巨樹)의 보호를 위해 사유지 매입, 보호책 설치 등의 세심한 관리도 뒤따라야 하겠다.
숲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100년은 물론 그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겠지만 일괄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5년 또는 10년 중단기적으로 계획을 추진하는 편이 나을 것이란 생각이다.
기간이 끝날 때마다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 장기계획과의 일치 여부, 발생된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분석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정웅 대구대학교 아름다운 캠퍼스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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