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 구속기소

삼성상용차 낙찰 비리사건 수사 검찰

삼성상용차 낙찰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우병우)는 7일 기계설비의 낙찰을 도와주는 대가로 베트남 빔(Veam)사에게서 거액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뇌물) 등으로 심기섭(56)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심씨는 지난해말 빔사 관계자에게 삼성상용차의 기계설비 일체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후, 빔사가 낙찰을 받은 직후인 지난 7월 사례금 명목으로 23만8천달러(한화 2억7천여만원)를 건네받은 혐의다.

심씨는 또 지난해 10월에 자신의 직위를 이용, 다른 업체의 신청을 받지도 않은 채 모 제과회사에 수입감자 2천여t을 편법 배정했으며, 자신이 경영하는 농수산물 유통업체가 이 회사에 원료용 쌀 28억원어치를 납품할 수 있도록 해 2억4천여만원의 매출이익을 얻은 혐의도 받고 있다.

심씨는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로 재직하면서도 지금까지 농수산물 유통업체인 ㅅ사와 농수산물 수입업체인 ㅋ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해온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삼성상용차의 낙찰 비리와 관련, 검찰은 "심씨가 빔사 사장 등에게 자신이 공기업 감사이고 정치권 유력인사 등과 친분이 있어 대구시, 대구도시개발공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면서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거액의 이득을 취한 점을 고려, 뇌물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구속영장에서 "심씨가 미국 영주권자이고 미국에 가족이 거주하고 있어 해외로 출국할 가능성이 높으며, 사안과 죄질이 중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심씨가 정치권 유력인사와 대구시 고위 관계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흔적을 포착, 두달간에 걸쳐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왔으나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심씨는 현정권 창출에 기여해 공기업 임원이 된 사람들의 모임인 '청맥회'의 회원으로 85년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사무총장, 90년 김대중 총재 비서실 차장, 한국냉장(주)사장, (주)노량진수산 대표 등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로 일해왔다. 또 ㄱ장관, ㄱ전장관 등 현정권 실세와 구 호남인맥 등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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