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관계 '제로섬'에 빠지면 안된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7일 " 한미관계가 '제로섬' 논리에 따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힐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28회 관훈클럽(총무 남찬순) 초청토론회에서 "한국이 주변국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한미관계가 소홀해질 수 없으며 또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중생 사망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한미관계를 낙관한다"며"특히 주한미군 재배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미국의 의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7년 6월 이 곳(프레스센터) 20층에서 본 시위는 항상 기억하는 순간으로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것도 그 때 그 일 때문"이라고 과거를 회상한 뒤, "지난 50년간 마련한 한미동맹의 굳건한 기반은 북핵 해결 뒤에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힐 대사는 한미간 전략적 관계와 관련, "한국은 중간 정도의 국가로서 지역적으로 어떤 수단으로 국제사회에 맞설 것인지와 한국이 맡아야 할 논리를 생각해야 한다"며 "또 미국은 우방국이 필요하고 미국이 무슨 일을 할지 이해하는 파트너 국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람 중에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를 표명하는 사람이 반드시 반미주의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 사람들이 미국을 통틀어 세계의 위협이라고 사고한다면 그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임 이후 광주의 5·18 묘역을 참배한 것에 대해 "정치적 사건으로 보이기를 원치 않지만 희생자를 추모하려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 대사는 그러나 "80년 5월의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미 정부가 문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설명한 내용 외에 추가할 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울러 북한 인권법안과 관련, "우선 이게 북핵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인권은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깊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인권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힐 대사는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 "일단 한국의 접근방법"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접근방법은 한미가 다를 수 있지만 미국의 개성공단 사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전략물자 반출을 위한 미 수출통제법에 이 사업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와 관련, 그는 "때로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다"며 "농업이나 교역분야에서 해결이 어려운 것을 다룰 때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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