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51달러를 돌파하면서 원료 및 연료비 부담을 견디다 못한 대구 직물·염색업체들은 단체행동을 통해 국내 정유사들의 공급 가격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지역 직물업체들이 처한 어려움은 크게 가격 인상과 수급 불안 두 가지. 코오롱, 효성 등 구미 화섬업체들은 지난달 파운드당 5~10센트씩 원사값을 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비슷한 수준의 추가 인상을 단행한다고 최근 대구 거래업체들에 통보했다는 것.
직물업계 관계자들은 가격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제때 원사를 구하지 못해 더 불안해 하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75데니어 세미달 제품 경우 대구 직물업체들이 가장 많이 쓰는 원사지만 화섬업계 입장에서는 가장 원료가 부담이 큰 상품이라 속속 생산 가동량을 줄이거나 아예 생산 자체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 경우 국제 유가에 따른 화섬 원료가 급등과 관련, 최근 조합 명의의 호소문까지 작성하고 국내 정유사들의 원료가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51달러를 돌파했다고 하지만 이는 서부텍사스중질유에 국한된 것"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37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국내 정유사들이 다시 원료값을 인상하는 것은 '폭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벙커C유를 많이 사용하는 대구 염색업체들 또한 서대구공단을 중심으로 국내 정유사들에게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벙커C유 수출가격은 ℓ당 150원에 불과한 반면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300원대를 훨씬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대구공단 30여 업체는 국내 정유사들의 벙커C유 가격인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앞으로 청와대, 국회 등을 방문해 정부 차원의 사태 해결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국내 공급 가격을 수출가 수준으로 낮춰 주면 한 달에만 1천만원 이상의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며 "대기업들은 고유가 시대에 생사 기로에 선 중소기업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중소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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