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신문/가상 인터뷰-주막 운영 10년 한씨

경상도와 전라도로 통하는 대로에서 주막을 운영하는 한 모 여인. 50세인 한씨는 올해로 10년째 주막을 열고 있다.

그를 통해 주막이 어떤 곳인지 확인해 보았다.

- 주막을 찾는 손님은 어떤 사람들인가?

△ 전국을 떠도는 상인들이 대다수다.

간혹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관리들이 오기도 하지만 드물다.

관리들은 주로 관청에서 운영하는 역과 원을 이용한다.

-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

△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면 잠잘 방은 공짜다.

한 방에 보통 열 명씩 잔다.

그러나 많을 때는 열 다섯 명이 함께 자기도 한다.

방이 부족하니 양반과 상인이 따로 방을 쓸 수는 없다.

자기 물건은 자기가 잘 지켜야 한다.

가끔 물건을 잃었다고 행패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 답답하다.

술을 원하는 손님에게는 술도 판매한다.

- 짚신이나 땔감은 대주지 않나?

△ 그런 것은 큰 주막에 가서 찾아 보라. 우리 주막에서는 보릿고개 때 밥도 제공하기 힘들다.

손님들은 자신이 먹을 쌀을 갖고 와야 한다.

주막에서는 그저 밥 해주고 반찬과 잠자리 정도를 제공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말먹이를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기도 하는데 우리 주막에 말먹이는 없다.

또 온돌이라 방은 따뜻한 편이지만 이불은 없으니 본인이 갖고 다녀야 한다.

- 주막은 주로 어디에 차리면 장사가 잘 되나.

△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나루터나 교통 요지, 광산촌이 좋다.

그렇지만 아직 주막이 많이 부족하니 어디서 열든 장사는 그런 대로 잘 될 것이다.

- 음식값은 돈으로 받나?

△ 돈을 받는 곳도 있지만, 나는 쌀로 받는다.

돈으로 받아서 다시 쌀을 사고, 술을 빚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종종 쌀이 부족해 돈을 주고도 사기 힘들다.

그러니 쌀을 받는 편이 나로서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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