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0년에서 1659년. 관영수공업의 쇠퇴가 심상치 않다.
기와를 굽는 와서(瓦署)에는 소속 기와장이 한 사람도 없다.
20년 전 이 와서에 40명이 넘는 기와장이 일했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이다.
지금까지 조선은 관청에서 필요한 수공업품을 국가기관이 직접 생산해왔다.
필요한 노동력은 일반백성과 노비들에게 역을 지워 충당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는 봉건사회인 조선 관영수공업의 기본구조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 관청수공업장에서 부역하는 기술자들이 사라지면서 조선의 관영수공업 구조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조정의 한 관리는 "나라의 재정상황이 악화돼 수많은 관청 수공업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장인들이 역을 피해 도망치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수공업장에서 부역 중 도망친 한 기와장이는 "관리들이 수공업자들을 혹독하게 부릴 뿐만 아니라 대우가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현물로 징수하던 공납을 쌀이나 옷감으로 징수하는 대동법도 관청주도 수공업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관청 입장에서도 막대한 부담을 감수하면서 물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상공업자로부터 돈을 주고 사서 쓰면 되기 때문이다.
관청 주도의 수공업품이 줄어들자 근래엔 일종의 전문수공업촌이라고 할 수 있는 유기점촌, 철기점촌, 자기점촌, 와기점촌 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 민간 수공업자들은 복잡한 생산공정을 협업과 분업으로 해결하고 있다.
한편 농촌에서 부업 삼아 하는 수공업도 늘어나고 있다.
농촌 부업은 주로 면직, 견직, 마직 등 직물업이 주종이다.
이 중에는 전업으로 직물을 만드는 농가도 생겨나고 있다.
전업으로 비단을 만드는 박 모씨는 "이웃집 김씨가 부업으로 누에를 칠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나보다 논밭이 적은 김씨가 나보다 3배나 높은 수입을 올리는 것을 보고 누에를 기르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부터 모든 농사를 그만두고 누에에 전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농촌부업으로 생산되는 직물 중에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것들도 많다.
가장 많이 생산되는 면포는 진주에서 생산되는 진목이다.
명주는 평안도 합사주, 전라도 후주가 유명하다.
모시는 충청도 한산과 임천에서 특화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제품은 질과 생산량에 있어 타 지역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한편 관영수공업의 쇠퇴와 전국적인 장시의 발달로 일반 백성들의 삶의 질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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