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 수학이야기-땅 부자와 울타리 부자

옛날 어느 마을에 땅 부자와 울타리 부자가 살았다.

어느 날 땅 부자는 울타리가 조금 필요했다.

울타리 부자도 땅이 조금 필요했다.

둘은 서로 공평하게 땅과 울타리를 맞바꾸기로 합의하고 공평해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공평해씨는 제안을 했다.

"우선 울타리 부자가 울타리 100m를 가지고 땅 부자의 땅 위에다 울타리를 치는 걸세. 그러면 그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모든 땅을 울타리 부자가 가지는 거야. 대신에 땅 부자는 울타리 부자가 가진 땅과 똑같은 면적의 땅을 그리는 걸세. 그러면 그 둘레를 두를 수 있는 울타리를 울타리 부자가 땅 부자에게 주는 거야. 그러면 서로 공평하겠지?"

다음날, 울타리 부자는 정확하게 울타리 100m를 가지고 땅 부자의 땅 위에 울타리를 두르기 시작했다.

울타리 부자는 처음에는 가로 40m, 세로 10m인 직사각형 모양의 울타리를 쳤다.

"40×10, 그러니까 400㎡의 땅 둘레에다 울타리를 쳤군." 공평해씨가 말했다.

"다시 한 번 해 볼게요"라며 울타리 부자는 가로 25m, 세로 25m인 정사각형 모양의 울타리를 쳤다.

"25×25이니까 625㎡의 땅 둘레에다 울타리를 쳤군."

그러자 땅 부자는 "울타리의 길이는 같은데도,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그 속에 들어가는 면적이 달라지다니…."라며 중얼거렸다.

"한 번만 더 해 볼게요." 울타리 부자는 이번에는 완전한 원 모양으로 울타리를 쳤다

"계산기가 필요하겠군. 그 원 안에 들어가는 면적은 795㎡야. 쉽게 800㎡라고 하세. 그럼, 이 땅으로 결정하면 되겠지?" 공평해씨가 결정을 내려 주었다.

"자. 이제는 땅 부자의 차례로군. 800㎡에 해당하는 땅을 표시하면, 그 둘레를 두를 수 있는 울타리를 울타리 부자가 줄 걸세"라고 공평해씨가 말하자, 땅 부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20m, 40m인 직사각형 모양의 땅 위에다 표시를 했다.

"20×40=800이니까, 면적은 맞군. 둘레를 계산해 보니 울타리 부자 자네가 120m의 울타리를 땅 부자에게 주면 되겠군." 공평해씨가 말했다.

"잠깐, 면적이 800㎡이기만 하면 모양은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죠?" 땅 부자는 이렇게 말하고, 땅 위에 새로운 모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 어때요? 10×80이니까 800㎡ 맞죠?"

"10+10+80+80. 아니! 울타리가 180m나 되잖아." 울타리 부자가 중얼거렸다.

땅 부자는 이번에는 아주 멀리까지 갔다 오더니 폭이 좁은 기다란 모양의 땅을 만들었다.

"1m×800m의 땅이로군. 이것 역시 면적이 800㎡야! 그런데 울타리가 1+1+800+800=1602m나 되는군." 공평해씨가 말하자 울타리 부자가 울먹였다.

과연 처음부터 이 거래는 공정한 거래하고 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면적과 둘레에 관한 이야기다.

둘레 길이가 한정돼 있을 때, 그 안에 최대한의 면적을 집어 넣으려면 울타리 부자처럼 원 모양으로 만들면 된다.

반면에 면적이 한정돼 있을 때는 땅 부자처럼 둘레의 길이를 얼마든지 길게 할 수 있다.

흔히 수학을 공부하면서 정답은 하나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보다는 땅 부자와 울타리 부자처럼 다양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 생각을 열어보자.

김은영(대구성산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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