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 제대로 알고먹자-(7)의약품과 부작용

과학의 발달은 초근목피로부터 유효성분을 규명하게 했으며, 단일 또는 복합 성분을 분리·정제해 약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자연의 물질을 이용해 많은 약물들이 출현하게 됐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에 와서 중요한 의약품 개발의 방법이 됐다.

예를 들면 서양에서는 온 몸이 쑤시고 통증이 심할 때는 버드나무 껍질을 다려 먹는 관습이 전해지고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 만병통치약처럼 쓰이는 아스피린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이다.

또 아름답기로 유명한 양귀비꽃에서 진통 작용이 강한 모르핀이 나오고, 뱀과 같이 특이하게 생긴 나무인 인도사목에서 고혈압 치료제인 레세르핀이 개발됐다.

이밖에도 많은 약물들이 천연물에서 직접 얻어졌으므로 거의 모든 약물의 기원이 천연물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금부터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천연 성분들이 그대로 의약품이 되었다가, 유기화학이 급속도로 발달한 1900년대에 접어들면서 약효 성분을 인공적으로 대량 합성하는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중에서 "포도로부터 유래된 천연물인 레스베라트롤이 암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물질은 동통 및 염증 유발 효소인 콕스-1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요즘에는 천연물에서 질병을 치료·예방할 수 있는 많은 의약품의 원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해도 반드시 부작용을 수반한다.

지난 1937년 설파닐아마이드(항생제)의 부작용에 따른 신부전증으로 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1950년대에는 클로람페니콜(항생제)에 의해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또 지난 61년 유럽에서 탈리도마이드(수면진정제)를 복용한 임신부가 기형아를 출산하는 대형 약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작용을 잘 활용해 오히려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한 사례도 적지 않다.

비아그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약은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그러나 임상시험 과정 중 발기촉진이란 부작용이 밝혀지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 '사랑의 묘약'으로 인해 노부부가 이혼하게 된 불행한 소식이나 심장병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이 이 약을 복용한 후 급격한 혈압강하로 사망했다는 등의 안타까운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다.

이런 부작용들이 과연 의약품의 부작용 때문인지, 환자의 오·남용 때문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약은 독이 아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야누스의 얼굴과 같은 약의 양면성을 이해하고 의약품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된다.

김교영기자

도움말:정광원 대구시약사회 부회장(새영생약국)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