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ASEM.인도-베트남 방문 결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2일 8박9일간에 걸친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과 인도·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순방은 서·동남아 핵심국가를 찾아 IT(기술정보)를 앞세운 '세일즈 외교'를 강화하고,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신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 외교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이 이번에 ASEM의 38개 회원국-EU(유럽연합) 집행위, 중국·인도·베트남 등과 양자 또는 다자외교를 통해 한국의 역할과 위상을 재확인하고 EU 정상들과 개인적 친분을 튼 것은 평가받을 만한 대목이다.

노 대통령이 이번 ASEM에서 '개방형 통상국가' 선언을 통해 개방적인 자유무역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경제·통상외교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지난 8일 하노이 국제회의장(ICC)에서 열린 제1차 정치분야 ASEM 정상회의에서 유엔 개혁과 문명 간 대화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은 국가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대한 ASEM 39개 회원국, 비동맹외교 기수인 인도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낸 것은 최대 성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평화적 핵이용 4원칙'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설명했고, 급기야 EU 측으로부터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유념하고, 한국이 계속해서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협력해 나가는 것을 평가한다"는 공식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한편 경제계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번 순방을 통해 기업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더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곧 국가"(러시아방문), "국가대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의 상품인 것 같다"(인도), "너무 잘 해서 외국기업들의 미움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등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이 이번 순방외교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귀국 후 국내정치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벌써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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