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한 이후, 국제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곧 닥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석유전쟁은 현실화 됐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배후에는 세계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이라크 석유자원이 놓여 있다는 비밀(?)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올해 9월초 러시아 북오세티아공화국 한 학교에서 벌어진 처참한 테러 역시 석유가 원인이다.
이 지역에는 풍부한 석유가 묻혀 있고, 카스피해에서 흑해로 이어지는 송유관이 지나간다.
러시아와 소수민족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년 뒤 진짜 석유대란이 닥친다
미국의 석유 전문잡지 석유가스저널(OGJ)과 영국 석유회사 BP는 현재 확인된 세계 석유 매장량을 약 1조2천억 배럴로 추산하고, 향후 41년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는 60년, 석탄은 200년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대란은 석유고갈에 앞서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시작된다.
석유소비는 연평균 1.2~2.4% 증가하는데 생산이 정체돼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 석유대란이 빚어지는 것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가 많아 오는 2037년쯤에 가서야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는 낙관론자들이 있기도 하지만, 10년 내에 석유대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석유공급 불안에 따른 석유대란은 천연가스와 석탄 등의 값도 함께 뛰게 만들어 총체적이 '화석연료의 위기'로 확산될 전망이다.
◇수소경제가 구원투수?
지난해 부시 미 대통령은 향후 5년간 수소개발에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수소기술이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에너지 기술이란 것이다.
미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수소에너지개발법을 제정, 수소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올 한 해 연구비만 4억8천만 달러(5천600억원)에 달한다.
일본도 2020년까지 24억 달러를 들여 500만대의 수소차량을 보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쯤 전국에 50여 개의 충전소와 1만5천대의 차량을 보급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노트북 및 모바일용 소형 수소연료전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원자번호 1번, 원자량 1.0079에 불과한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산소와 결합해 쉽게 불이 붙고, 무엇보다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 같은 공해물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나 풍부한 자원이란 것도 큰 장점이다.
수소는 물과 화석연료, 생물체 등 지구 어디에서든지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소는 다른 원소와 결합해 안정된 화합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폭발성이 강하다는 두려움도 수소에너지 개발의 장애요소다.
수소에너지의 본격 상용화는 저렴한 제조기술과 효율적인 저장 및 이용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수많은 난제를 극복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미래의 무한에너지 핵융합
21세기말 세계 인구는 80억~120억 명으로 늘어나고, 에너지 요구량은 현재보다 200~40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언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인류는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인다.
미래의 에너지는 미래 인류의 소비량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생산능력이 높아야 하고, 온실가스와 같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
해법중의 하나는 핵융합. 바로 태양이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는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서로 융합해 헬륨과 같은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면서 질량이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아인슈타인의 E=mc2의 법칙에 따라 손실 질량은 막대한 에너지로 바뀐다.
핵융합 연료 1g은 석탄 1t과 맞먹는 에너지를 낸다.
20세기 초반 개념이 첫 등장한 핵융합 연구는 1950년대 미국과 구 소련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추진되다, 1988년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등 핵융합 선진국이 국제협력으로 ITER 프로젝트를 결성했다.
50년 뒤 핵융합의 상용화가 목표. 현재는 목표 시점을 30년으로 앞당기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12월 시작된 국가핵융합 연구개발사업 'K스타'를 발판으로 지난해 6월 ITER 프로젝트에 뒤늦게 참가했다.
2007년 8월 준공될 'K스타'는 ITER 핵융합로의 3분의 1 크기로, ITER의 예비 연구단계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대안 우주태양광
우주태양광도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상보다 훨씬 강하고 날씨와 밤낮 구분 없는 우주의 태양빛을 활용하면, 한반도 면적 1.5배의 태양전지판으로 2050년 인류의 전력요구량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발전한 전기에너지를 마이크로 전자기파로 변환해 지상으로 무선 전송한다.
하지만 핵융합은 초고온, 초고밀도, 수 초 이상의 핵반응 등 극한 조건을 맞출 수 있어야하고, 우주태양광 이용은 막대한 우주물자 수송과 천문학적인 건설비, 유지보수를 위한 첨단로봇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실현이 가능하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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