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지속되는 불황의 한파에 겨울철이 성수기인 리어카 노점 창업도 얼어붙었다.
예년에는 이맘때쯤이면 어묵, 붕어빵, 군고구마, 호떡 등 리어카 노점을 차리기 위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올 가을 들어서는 찬바람만 불고 있는 것.
13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 북문시장 철물골목.
미니붕어빵은 물론 어묵, 호떡, 핫버그, 팬케이크, 순대 등 노점용 분식 장비와 식품 재료를 파는 상점들이 몰려 있지만 대부분의 노점용품이 투명 비닐로 덮인 채 먼지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
노점용품을 판매하는 이모(40·여)씨는 "10월에 들어서면 겨울철 노점 장사를 위해 장비를 구입하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올해는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 매출의 30%도 안된다"면서 "그래도 지난해 이맘때는 노점용 장비를 이틀에 한 세트 정도 팔았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하나 팔기도 어렵다"고 했다.
붕어빵 제조기를 비롯해 리어카, 가스설비, 인건비 등 노점용 장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은 70만~80만원선. 그러나 이 정도의 돈도 없어 붕어빵, 어묵 노점조차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노점 장사도 예전보다 크게 못해 '리어카 노점은 경기가 나쁠수록 잘된다'는 말이 이제는 어긋난다는 것이다.
ㄱ식품기계상회 박모(57)씨도 "그나마 경기에 상관없이 잘 나가던 땅콩, 붕어빵, 애플빵 틀도 올해는 한 개도 팔지 못했다"면서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1년 중에서 10월부터 3개월만 보고 장사하는 우리로서는 큰 낭패"라며 답답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묵, 튀김재료, 식용유 등 각종 식품재료를 파는 상점의 매출도 뚝 떨어졌다.
인근의 ㅅ종합유통 직원은 "8kg짜리 튀김가루를 구입하던 노점 상인도 3kg짜리만 찾는 등 주문량이 뚝 떨어져 매출이 지난해의 반으로 줄었다"며 "노점과 가게 등에 재료를 배달하다 보면 900원짜리 떡 한 봉지도 다 팔지 못해 애태우는 업주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칠성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규동(36)씨는 "어렵게 마련한 125만원으로 리어카, 가스설비를 갖췄는데 호떡과 햄버거가 팔리지 않아 죽을 지경"이라며 "그렇다고 장사를 접을 수도 없고, 이번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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