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쇼핑몰 "지방은 서럽다"

수도권 업체 '독식'...시장 급속 재편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유통시장은 대기업 및 서울 소재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약 3만여개 가운데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매출의 8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인터넷 시장의 대기업 편중현상이 심각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경우 초창기에는 벤처기업가들이 운영하는 심마니, 알타비스타, 라이코스가 3대 사이트에 꼽혔지만 지금은 SK텔레콤의 네이트닷컴, 한국통신의 파란 등이 무서운 속도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뿐만 아니라 서울 편중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500대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한국 사이트는 27개이며 이는 모두 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다. 2003년 9월만 해도 세계 500대 사이트 중 지방에서 운영되는 사이트가 7개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몰락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는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들이 느끼는 애환이기도 하다. 현재 대구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인터넷 쇼핑몰에 사무실 연락처를 적어놓지 않았다. 이씨는 "주소나 전화번호를 적어 대구 지역 소재 쇼핑몰이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이 구매하기를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박모씨도 "인터넷 쇼핑몰이 지역과 국경을 초월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사람들에게 박혀 있는 브랜드 인지도, 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B2C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기존 유통시장과 같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 및 수도권 집중현상이 일어날 때 영세 소호업자나 지방은 또다시 소외받을 수 밖에 없다. 계명대 김영문 교수는 "소비자 구매패턴의 변화로 볼 때 앞으로 인터넷 쇼핑몰은 온라인 시장과 오프라인 시장을 함께 끌고가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대자본을 가진 대기업들이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면 자본이 부족한 곳들은 쓰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최세정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