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짠물' 투수력, 드디어 위력 발휘

프로야구 삼성-두산간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은 삼성의 치밀한 마운드 운용이 승리를 가져다 준 한판이었다.

삼성은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투수 배영수의 호투를 앞세우는 등 마운드 힘에서 우위를 보이며 두산을 3-1로 일축, 전날의 패배를 되갚으며 1승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국보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선동열 수석코치가 주도했던 '1차전 김진웅-2차전 배영수'라는 예상을 깬 삼성의 선발 투수 등판계획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던 게 사실.

올 해 공동 다승왕(17승)과 함께 승률 1위(0.895)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던 에이스 배영수를 2차전으로 돌려 최다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던 개리 레스(두산)와의 1차전 정면 승부를 피한 게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하지만 배영수를 2차전에 선발 출격시킨 선 코치의 판단은 주효했다.

볼스피드가 좋은 김진웅을 1차전에 등판시키는 대신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배영수에겐 레스와의 정면 충돌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줄여준 것.

레스와의 맞대결을 피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진 배영수는 2회 상대 타자 홍성흔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7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고 승리를 이끌어 '사부'나 다름없는 선동열 코치의 믿음에 보답했다.

배영수는 3-1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선 코치에게 어쩔 수 없이 공을 내줬지만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대구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선 코치가 회심의 카드로 활용한 불펜의 '쌍권총' 권혁-권오준도 환상계투로 추가 실점하지 않고 2점차 승리를 지켰다.

전날 열린 1차전도 3-4로 아깝게 내주긴 했지만 삼성이 선발로 내세운 김진웅은 최고구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5이닝 동안 1실점 호투로 선 코치의 마운드 운용을 돋보이게 했다.

이와 달리 전날 '특급 좌완' 레스의 호투로 재미를 본 두산은 지난 해 프로 데뷔 후 올 시즌 4패만을 기록하며 단 1승도 없었던 좌완투수 전병두를 2차전 선발로 내세웠다가 3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져 도박(?)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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