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질의도...답변도...올해도 '재탕 국감'

17대 첫 국감도 '재탕'수준의 질의와 답변이 계속되고 있다. 추궁하는 국회의원들로서야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거듭 추궁하는 것이지만 개선은 없고 쳇바퀴 같은 문답만 해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기가 막힌 것은 국감 이후 시정조치 됐어야 할 현안들이 국감의 '단골메뉴'가 된다는 점이다. 정치권 한편에서 '국감무용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건교위 감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다. 매번 국감 때마다 등장하는 메뉴지만 시정은커녕 시간만 축낸다는 게 정설이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지난 10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24개 고속도로의 공사비가 최근 5년간 설계변경 등으로 당초 예산보다 1조2천억원 늘어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안홍준 의원은 15일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에서 "수공이 발주한 17개 사업 56개의 건설공사가 363회 설계변경으로 5천663억원의 건설공사비가 증가했다"고 다그쳤다.

그러나 수공, 도공, 토지공사의 답변은 뾰족한 것이 없다. 올해 답변도 마찬가지지만 지난해와 2002년 국감에서의 답변도 "공사비 증가는 물가변동분 때문", "부득이해서 설계 변경했고 불가피하게 공사비를 올렸다"는 식이다. 국회 건교위원 보좌진 사이에서는 "설계변경 문제는 건교위의 영원한 딜레마"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이 15일 한국수자원공사 국감에서 "운문댐 D등급, 안전조치 소홀로 위험 상존"이라는 주장 역시 국감의 '해묵은' 재료였다. 운문댐이 D등급 진단을 받은 지난 2000년부터 당시 건교위원이던 백승홍·이해봉 의원 등이 국감 때마다 보수·보강을 외쳤었다. 댐체 안정성 보완 작업이 오는 2009년 완료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향후 4년간 국감 메뉴로 재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15일 기술신용보증기금 감사에서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이 제기한 기보와 신용보증기금과의 중복 보증 문제 역시 '중복 질문'의 대표사례로 꼽힌다. 중복 보증 질의는 지난해 10월6일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이 서면질의를 통해 추궁했고 2002년 9월 30일에는 민주당 박병윤 의원이 질문하는 등 15대 이후 십여 차례 거듭된 질문이다. 답변 역시 천편일률적이어서 2002년 당시 박봉수 기보 이사장은 "상당히 시정노력을 해서 중복보증이 감소추세지만 아직도 상당부분 있는 게 사실이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윤 의원에 따르면 기보의 보증 중 신보와의 중복보증이 2002년에는 53.8%, 지난해에는 52.9%, 올 8월까지 53.9%로 개선의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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