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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홍섭 박물관학교 초대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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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섭(80) '경주박물관학교' 초대 교장은 지난 9일 떨리는 목소리로 박물관학교 반세기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진씨는 "어린이들에게 문화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심어줌으로써 민족 자긍심을 키우겠다는 뜻에서 박물관학교를 시작했다"며 "그 어린이들이 커 현재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동량이 됐다는 점에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고향인 북한 개성에서 박물관장을 지낸 진씨는 한국전쟁 도중 단신으로 월남,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진씨는 "당시 분관에는 사무실, 유물보관소, 금관고 등 세 채의 목조건물이 있었고, 연료비가 모자라 겨울철에는 숙직실 온돌 한 칸에 직원들이 함께 모여 있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진씨는 "당시 향토사학가 윤경렬씨, 경주박물관 박일훈씨, 문화고교 교감 이승일씨 등과 일주일에 한번쯤은 문화재를 생각하며 모이자는 뜻에서 '목요회'를 만들었다"며 "여기서 어린이 박물관학교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했다.

당시는 전후 피폐해진 삶 속에서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어느 누구도 문화재의 가치를 알려고 하지 않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조금 시일이 걸리더라도 때묻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자는 생각에서 박물관학교를 만들게 됐다고한다.

진씨는 "모두 온 정성을 다해 열정을 쏟았다"며 "환등기, 녹음기 등 수업교재를 찾느라 백방으로 쫓아다녔고, 교실이 없어 야외학습에만 의존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진씨는 "박물관학교가 5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이 이젠 각계의 주요 역할을 맡아, 우리 문화유산을 소중히 보듬고 있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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