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국내 공공부문에서 최장기 파업 기록을 세우고 88일 만에 끝났다.
노조가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힌 만큼 파업 이후 1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는 지하철은 수일 내로 예전처럼 정상 운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무 형태 등 현안에 대한 노사간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겨놓고 있다.
실제로 노조 지도부는 집단 파업 투쟁을 끝냈으나 현안이 해결될 때까지 날짜를 정해 파업에 들어가는 파상 파업이나 릴레이 파업 등 부분파업을 통해 쟁의를 계속 벌인다는 입장이다.
또 파업 장기화의 책임, 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행위, 공사의 경영 문제 등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안 중 해결된 과제가 전혀 없는 실정이며, 업무 복귀는 또 다른 형태의 파업 투쟁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공사 내부의 민감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공개, 공사 경영 전반에 대한 검증을 받도록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공사 측도 노조의 업무복귀 후 또다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사간에 추가 고소 및 직위해제 등이 남발될 우려도 높다.
한편 노사간의 최대 현안인 근무형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양측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다른 쟁점을 양보하더라도 3조 2교대 21일 주기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사는 21일 주기로 근무형태가 변경되면 대규모의 인력 충원이 불가피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협상에 앞서 파업 기간에 깊어진 노노 및 노사간 갈등의 골을 허무는 것도 남은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노조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과 업무에 조기 복귀한 조합원을 끌어안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제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업무 분위기가 저해될 가능성은 물론 노사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 관계자는 "대구시와 공사는 소수의 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이유로 불편과 안전에 관심을 갖지 않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복귀 후에도 이러한 시와 공사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맞서 현장투쟁 등으로 안전한 지하철, 시민들을 위한 편리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극단적인 대립이 일단은 사라진 만큼 노사간 신의를 회복하고 차근차근 협상을 재개한다면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복귀하면 직무안전 등 교육기간을 거친 뒤 현장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현재 지하철조합원 중 20명이 직위해제되고 22명이 고소를 당한 상태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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