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企, 해외조달시장이'대박'

"새로운 수출 활로, 해외조달시장에서 찾아라."

3조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규모에 국적 구분 없이 품질로만 승부하는 해외조달시장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외조달시장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관심은 최근 열린 코트라 국정감사 때부터 고조되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세계 조달시장 규모가 이미 3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데도 우리나라 시장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며 "해외 조달시장 점유율을 1% 높일 때마다 전체 수출은 10% 이상 성장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국내 수출, 무역기구를 통해 해외조달시장 공략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엄청난 해외조달시장 규모에 비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진출은 걸음마 단계. 특히 해외조달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UN조달시장의 경우 한국의 UN납부금(2003년 기준)은 회원국 중 10위지만 국내 기업의 UN조달 납품실적(2천만달러)은 36위에 그쳤다.

반면 우리보다 납부금이 훨씬 적은 중국과 태국은 각각 7천만달러와 3천만달러를 납품, 우리보다 더 활발하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해외 조달본부와 직접 공급계약을 체결한 국내 중소기업은 채 15개를 넘지 않으며 대구·경북에서는 10여개 업체가 중계무역상을 통한 간접 조달시장에만 진출했다.

해외조달시장은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요처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지난해부터 중계무역상을 통해 스웨덴, 우즈베키스탄, 싱가포르, 대만, 중동 등으로 적외선 차단 군복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대한방직 월배공장 김경환 생산팀장은 "한 번 발주하면 100만야드 이상의 대량 오더가 발생하는 데다 수출만 하면 납품비가 바로 지급돼 기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3공단 내 범삼공 또한 바로 이런 장점 때문에 프랑스, 벨기에로의 경찰복 수출에 도전하고 있다.

(주)범삼공 문경석 고문은 "1여년 전부터 땀은 통과시키고 빗물은 차단하는 기능성 섬유 제품으로 유럽조달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품질 수준은 엄격하지만 안정적 수요처라는 점에서 해외조달시장만한 시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업체들 경우 이미 해외조달본부에 대한 직수출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

캬라반, 유니더스, 에스디, (주)핸디소프트, (주)지누스, 유니오커뮤니티 등이 UN평화유지군, WHO(세계보건기구), UNFPA(유엔인구활동기금), IPPF(국제가족계획연맹), UNICEF(유엔아동보호기금) 등에 숙소용 텐트, 수술용 장갑, 에이즈진단용 키트, 지문인식 보안 제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마케팅사업처 전용우 담당은 "1조달러가 넘는 미국 조달시장의 경우 9·11 테러 이후 IT·군사·보안전문 조달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 국제조달정보시스템과 관련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며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조달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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