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암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정기검사'

10월 20일 간의 날

10월20일은 간의 날이다.

간 질환 가운데 가장 무서운 간암을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일찍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 말고는 없을 것이다.

간암은 우리나라 7대 암 중 사망 순위 2, 3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간암은 간 질환이 없는 환자에서는 발생하지 않으며 만성 간 질환 즉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에 의해 생긴다.

이러한 원인의 80~90%는 B형과 C형 바이러스 간염이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서도 B형 간염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최근에는 C형 간염도 증가 추세에 있다.

■초기 증상 없어 정기 검사 필요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암이 진행된 경우에도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는 정도에서 심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간암을 조기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의 간 질환 환자일 경우 정기적인 검사와 경과 관찰이다.

대개 B형 간염은 간암의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약 200배, C형 간염은 약 10배 이상 증가된다.

이러한 원인에 의해 유발된 간경변은 간암의 주요한 원인이므로 간암 발생이 높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는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정기검사를 받을 때는 혈액검사와 함께 초음파를 통한 영상검사를 함께 해야 한다.

대개 간경변이 동반된 경우에는 간경변의 심한 정도에 따라 4~6개월 간격의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알파 태아단백질)가 필요하다.

모든 암이 다 그렇겠지만 진행된 간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4개월밖에 되지 않는,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반면 크기가 3cm 미만인 간암의 경우에는 완전한 치료가 가능하므로 조기 진단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B형 간염의 경우에는 일부에서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간암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간경변이 아니라고 해서 절대 안심해서는 안된다.

특히 수직 감염(모태로부터 태어나면서 감염이 되는 경우)일 때는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을 받아야한다.

간암이 발견되면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정밀 진단을 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도 시행한다.

■여러 가지 시술법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즉 간암 자체를 수술적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과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해 간 안에 있는 상태에서 간암 조직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예후(치료결과)가 좋은 것으로 돼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85%)이 비수술적 치료를 받고 있다.

조기 간암과 간 기능이 좋은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때문에 비수술적 치료가 많다는 우리의 현실은 국내에서는 조기 간암의 진단율이 아직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간암만을 제거하는 절제술과 기저 간경변의 문제까지 해결하는 간이식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국소요법, 간동맥 색전술, 항암요법(전신적, 국소적) 등이 있다.

간암의 치료에서는 대부분 환자들이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으므로 환자의 간 기능의 상태가 중요하다.

즉 간 기능이 나쁜 경우에는 가급적 적극적인 방법을 피하고, 간 기능이 좋은 경우에는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해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

간암의 절제술은 먼저 간 기능이 양호한 경우에 주로 선택되며 예후가 좋은 경우는 대체로 5cm 미만일 때이다.

현재까지의 성적으로는 절제술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0%로, 다른 치료보다는 높다.

또 최근에는 간이식이 말기 간 부전 환자의 치료로 많이 사용되고, 또 간암의 치료로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

간이식의 기준은 단일 종양으로 5cm 이하, 다발성인 경우는 3개 이하, 3cm 이하의 경우이다.

국소 요법은 어떤 방법으로 종양을 없애느냐에 따라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고주파 열치료 등이 있다.

가장 먼저 도입된 것이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이다.

이 방법은 99.5%의 순수 에탄올을 종양 내에 주입해 암세포의 탈수와 괴사를 일으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고가의 시술 장비가 필요없고, 시술의 편리성으로 병변의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은 경우에 많이 사용된다.

2cm 이하의 간암에서는 절제술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일반적인 시술 대상은 3개 이하, 3cm 이하의 경우이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보다는 재발률이 높으며, 초음파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몇 차례 시술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한 고용량 에탄올 주입술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간암 부위에 고주파를 보내고 이로 인해 생긴 마찰열을 이용해 종양을 죽이는 고주파 열치료법이 최근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시술은 에탄올 주입술보다는 좀더 큰 종양(단일 종양 4cm)에서 시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종양이 혈관 주위에 있거나, 간 표면에 있는 경우 등에는 효과가 없다.

또 에탄올 주입술보다 비용과 합병증 발생 우려 등의 단점이 있다.

간은 다른 장기와 달리 영양을 공급받는 경로인 동맥 이외에 또다른 경로인 문맥이란 혈관이 있다.

이 같은 간의 해부학적 특성을 이용해 간암에 주로 분포하는 간 동맥을 차단하고 항암제를 주입하는 것이 간동맥 색전술이다.

이 시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종양이 과혈관성(신생혈관 생성)인 경우 개수에 제한을 받지 않고 시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종양의 발견율도 다른 검사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간 기능이 나쁜 경우(심한 황달, 복수)에는 시술에 의한 간부전증의 위험이 있어 시술이 어렵다.

그러나 4cm 이하의 간암 치료에서는 절제술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

■항암요법

간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지금까지 소개한 시술이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에는 항암요법이 이용된다.

항암 요법에는 전신요법과 국소요법이 있다.

전신 항암 요법은 전신 독성과 효과의 한계 등으로 인해 잘 시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소 항암 요법은 전신 항암 요법에 비해 독성이 적다는 것과 30% 안팎에서 종양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 방법은 근본적인 치료법(근치술)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진행된 간암에서 근치 시술의 중간 치료법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방사선 치료와 사이버 나이프를 이용한 치료법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단독 치료로는 한계가 있으며 더 많은 임상 경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황재석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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