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지하철 노선안내 안보여

정액승차권을 끊고 지하철을 매일 이용하기 때문에 내가 주로 가는 구간의 역 이름을 줄줄이 외우고 있다.

하루는 60대쯤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내 옆좌석에 앉았다.

잠시 후 그 할아버지가 지하철 문 위쪽에 있는 노선도판을 가리키며 다음 역이 어디인지 나에게 물었다.

순간 나는 당황했다.

안경으로 시력을 교정한 나조차도 노선도판의 글씨가 또렷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글씨가 작았기 때문이었다

대구는 서울과 달리 지하철 노선이 하나밖에 없고, 노선 길이도 서울보다 크게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선도보다 노선도판의 흰 여백이 눈에 더 잘 뜨일 정도로 노선도판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역 순서를 외우고 있었던 나는 할아버지께 다음 역을 말해 드릴 수 있었다.

할아버지께서는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노선도판에 원망 아닌 원망을 하며 내리셨다.

앞으로 대구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고 난 후의 노선도판은 '정보전달'이라는 목적에 맞게끔 노인 분들도 아무 불편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한 글자 크기로 만들었으면 한다.

장아란(대구시 범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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