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희망 빛을 만들어야죠."
수성구 범어3동 대백가구옆 골목에 지난 8월 말 문을 연 '웰빙 장수촌'.
이곳을 지나가던 행인들은 고개를 몇번씩 갸우뚱거린다.
'장수촌'이 무슨 업소인지 몰라 건물을 들여다보게 되고 창에 쓰인 '안마'란 단어를 보곤 피씩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건물앞 도로에 내걸린 '안마만 받으실 분'이란 플래카드를 보곤 다시 한번 업소를 돌아보게 된다.
"말 그대로 우린 안마만 하는 곳입니다.
안마사 자격증을 가진 시각 장애인들이 일하는 곳이죠".
조대현(34) 원장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우린 벤처 기업"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시술소 등에 취업하지 않고 전문 안마방을 차리는 것은 말 그대로 도전"이라고 했다.
이곳에는 조 원장을 비롯해 맹인학교를 졸업한 5명의 안마사들이 전신 안마와 부분 안마 등을 시술하고 있다.
비용은 2만∼4만원 사이. "안마란 이름이 붙으면 무조건 퇴폐업소 이미지를 떠올리는 탓에 정말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분들이 업소 문조차 열기를 꺼려하고 있다"며 "틈만 나면 '우리는 안마만 한다'는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고 웃었다.
이 탓에 아직 이곳을 찾는 고객 수는 하루 서너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임대료 등을 빼면 수입이라고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지만 이들은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
안마 자격증을 가진 시각 장애인이 안마시술소 등지에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다는 점과 안마를 건전한 치료로 정착시켜 보겠다는 것.
안마사 김진택(30)씨는 "안마시술소에서는 낮밤이 뒤바뀐 생활을 해야 하고 정작 안마를 필요로 한 분들보다는 다른 목적(?)의 손님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아직 돈벌이는 없지만 아침 출근할때마다 신이 난다"고 밝혔다.
특히 성매매특별법으로 안마시술소가 '철퇴'를 맞으면서 이들은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 원장은 "맹인학교에서 어릴때부터 안마를 배운 탓에 실력들은 모두 탁월하다"며 "성매매와 연결되지 않은 순수한 안마업소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보건소나 종합복지관 등에서 일자리를 제공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구 기자 bram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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