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척 맨지오니 내달 13일 대구 공연

청명한 가을날 아침, 코 끝을 맴도는 진한 커피향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기에 '필 소 굿(Feels So Good)'만큼 어울리는 재즈곡이 있을까. '필 소 굿'의 주인공인 플루겔 혼 연주자 척 맨지오니(64)가 대구를 찾는다.

11월 13일 오후 7시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퓨전재즈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로 평가받는 척 맨지오니는 관현악단의 구성에서 트럼펫과 트롬본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플루겔 혼의 마법사. 트럼펫보다 낮은 음역을 가지고 있는 플루겔 혼의 부드럽고 따뜻한 특유의 톤으로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의 연주가 기교로 가득차 있으면서도 가장 다가서기 쉬운 재즈 음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덕분에 그는 '재즈의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명성까지 얻었다.

그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977년 발표해 미국에서만 200만장의 판매 기록을 세운 음반 '필 소 굿'이다.

이 앨범은 척 맨지오니의 이름을 전세계 팬들에게 각인시킨 대표작이자 아직까지도 휴대천화 통화 연결음이나 각종 CF, 영화 등의 삽입곡으로 사용될 만큼 사랑받고 있는 퓨전재즈의 고전이다.

척 맨지오니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1940년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태어났다.

8세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고 고교시절엔 재즈팀 활동을 했던 그는 한때 클래식과 재즈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했다.

그가 만약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빌리 홀리데이와 질 에번스의 협연을 듣지 못했다면 오늘날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맨지오니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1960년 형과 함께 5중주단 '재즈 브라더스'로 데뷔한 그는 1970년 데뷔앨범 '프렌즈 앤 러브(Friends and Love)'가 단박에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73년 앨범 '랜드 오브 메이크 빌리브(Land of Make Believe)'를 거쳐 1976년 세번째 앨범 '벨라비아(Bellavia)'와 1978년 영화 '산체스의 아이들(Children of Sanchez)'의 OST로 그래미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2번의 그래미상 수상 외에도 13차례나 후보에 올랐고 에미상 수상작인 '기브 잇 올 유 갓(Give It All You Got)' 은 1980년 동계 올림픽 주제가로 사용돼 전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그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몇 개의 '범작'을 발표하고는 1989년부터 오랜 휴식기에 들어갔다.

1994년에야 콘서트와 클럽 공연으로 대중 앞에 다시 얼굴을 내민 그는 1998년 발표한 '더 필링스 백(The Feeling's Back)'을 빌보드 재즈차트 15위에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공연에서 맨지오니는 색소폰, 플루트, 기타, 드럼, 베이스 등 9인조 밴드와 함께 '필 소 굿', '칠드런 오브 산체스', '기브 잇 올 유 갓' 등 대표적인 히트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3만~10만원. 문의 1566-0503.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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