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추는 역시 영양고추가 최고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 전시장에서 열린 제13회 전국으뜸농산물 품평대회에서 영양 '수비초'가 대상을 받았다. 지난 2001년부터 같은 대회 4년 연속 대상으로 영양고추의 아성을 굳건히 지킨 것이다.

특히 올해 수상은 영양군에서 자체개발한 고추품종인 영양 '수비초' 를 처음 출품해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진 평가를 받고 있다.

영양 '수비초' 는 원래 60년대부터 영양군 수비면 일대에서 재배되던 토산종으로 맵싸하고 달착지근한, 독특한 맛이 나며 가공시 고춧가루량이 타 품종에 비해 월등이 많이 나와 전국 제일의 고추로 일찌감치 명성을 날렸던 품종이다.

그러나 전체 수확량이 떨어지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어 농가들이 갈수록 재배를 기피한 데다 일반 종묘회사에서 시판하는 다수확 품종과 섞여 재배되는 과정에서 교잡종으로 변해 90년 이후 원종이 거의 사라졌다.

이런 운명에 놓인 '수비초' 에 영양군이 다시 눈길을 돌린 것은 중국산이 밀려오면서 품질로 앞서지 않으면 영양고추도 설자리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영양군이 '수비초' 복원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영양군농업기술센터와 영양고추시험장이 나서서 영양지역은 물론 전국을 찾아다니며 재래종 고추 종자 320여 품종을 확보했다.

이 품종을 시험 재배해 맛과 모양, 품질이 뛰어난 것을 선별한 뒤 이가운데 (수비초)원종과 형질이 거의 흡사하거나 동일한 것을 찾아냈다. 각종 문헌과 과거 '수비초' 를 재배했던 농민들을 통해 철저히 고증을 거치는 과정도 밟았다.

이를 다시 반복재배해 지난해에야 품종형질을 고정시켰다. 비로소 7년 만에 '수비초' 를 복원한 것이다. 이 같은 개가로 영양군은 지난 1월 국립종자관리소로부터 품종보호 출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영양군은 복원한 '수비초' 를 올해 처음 농가에 보급했다. 수비면의 김종학(45)씨 등 3개 농가에 3천평을 재배하도록 했고 이중 김씨가 재배한 것을 이번 품평대회에 출품해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영양고추의 명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용암 영양군수는 '수비초' 복원으로 명품농산물 영양고추의 명맥을 확실히 잇게 됐다 " 며 "보다 많은 농가에서 고추농사로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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