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市는 시내버스 요금인상 납득시켜라

대구시는 시내버스 요금인상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라.

대구시는 예정대로 21일 0시부터 시내버스요금을 인상했다. 그동안 시민단체가 수없이 요금인상의 부당성을 따지고, 서민들도 요금인상의 부당성과 과다함에 대한 의사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버스 업계가 주장하는 인상의 이유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인상을 단행했다.

불가에서 '이심전심'이란 말이 있다. 그야말로 말을 하지 않고도 서로 이해하는 경지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구시와 이심전심으로 서로를 이해할 입장에 있지 않으므로 대구시는 그 많은 반대의 여론을 뚫고 기어코 인상을 해야 하는 이유를 업자의 입장이 아닌 시민의 공복인 공무원의 입장에서 설명해야 한다. 대구시는 다음의 몇 가지를 염두에 두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첫째, 대구시가 요금인상의 토대로 삼는 용역보고서엔 많은 오류와 문제점이 있어 판단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을 수 차례 언급하고 설명했음에도 묵살한 이유가 무엇인가?

둘째, 대구시의 요금인상이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요금인상을 결의한 대중교통위원회의 결의절차에 심각한 하자가 있어 다시 올바른 결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을 무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의 주장대로 위원회의 결의가 필수 사항이 아니고 시장이 참고하는데 도움되는 정도의 회의에 그친다면 구태여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소집하고 투표까지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셋째, 시는 평균 11.11% 인상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전체 수입의 70% 정도가 일반버스이고 일반버스 인상률은 28%이므로 실제론 가중평균하면 20% 정도 인상이 되는 셈인데 굳이 11.11% 인상이라고 옹색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담당 국장은 좌석버스와 일반버스 초등학생 요금은 인상하지 않았다고 생색을 냈지만 좌석버스 요금이 1천300원이고 택시기본요금이 1천500원임을 감안하면 더 이상 인상의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 또 초등학생은 근거리학교 배정을 하기 때문에 버스 탈 일이 별로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렇게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업자를 두둔하고 감싸는 이유는 무엇인가?

넷째, 물가인상분과 내년에 실시되는 준공영제를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요금을 인상하면 물가가 안정된다는 뜻인지, 내년 준공영제 실시와 올해 요금인상이 어떤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정확한 조사를 토대로 내년에 시행되는 준공영제가 될 때까지 인상을 유보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다섯째, 버스업체가 취한 사업자면허 집단 반납 제스추어 및 운전기사의 목욕비, 신문값 보류 등 행동에 시가 압박을 받은 것은 아닌가?

여섯째, 다른 도시들도 이미 버스요금을 인상한 만큼 광역시간의 형평을 위해 인상해야 한다는데 그 형평이 그렇게 중요한지, 그렇다면 버스 요금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도 그렇게 형평을 중요시 여기는지 설명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는데 형평성을 따지려면 대구도 그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담당공무원이 얼마나 노력하였는가?

일곱째, 이번 시의 요금인상 단행은 철저히 시민을 무시한 오만하고 독선적인 결정인 만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전 요금 내기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상 철회 등의 가능성은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

이제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왜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는지, 왜 업자를 감싸고 두둔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번에도 입을 다물고 묵묵부답으로 시민들이 잊기를 바라서는 곤란하다.

대구시가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기까지 잊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대구시 대중교통개선위원회 위원·공인회계사 김원구(45·대구 경실련 집행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