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과학문화의 도시' 포항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면서 인간은 자연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지적 활동에 불이 붙으면서 과학이 태동했다. 고대의 자연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이 되는 물질을 알아내려 했고, 지구와 우주의 구조와 운행 법칙을 밝히는 데 힘을 쏟았다.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 분류와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이 같은 활동은 지적인 동기가 크게 작용했었다. 그 전통은 과학자들의 청렴한 학문적 자세로 이어지면서 눈부신 과학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 요즘 과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어떠한가. 젊은 세대들이 어려운 과학을 외면하는 추세다. 과학 과목을 아예 선택하려 하지 않으며, 이 분야로 진학해서도 기초과학은 멀리하고, 재정적 지원을 얻기 쉬우며 빨리 실용화되는 응용과학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다. 이래서는 토대 자체에 문제가 생기므로 응용과학도, 기술 반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포항시가 전국 최초로 '과학문화의 도시'로 선정됐다. '지방에 과학문화의 씨를 뿌려 이를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취지의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에 따라 과학 인프라가 잘 구비된 포항이 우선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포항시는 오는 27일 선포식을 갖고, 지역민은 물론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시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과학기술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후원 아래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의 일환으로 선정한 '과학문화의 도시'는 이 재단'과기부 등에서 청소년과학탐구반'지역과학기술진흥센터 운영을 하게 된다. 또 가족 과학 콘서트 개최, 과학대사 파견 등을 지원받고, 내년부터는 지역과학축전과 과학캠프, 과학연극'영화 산업, 테마과학관, 과학센터 건립 등의 후원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된다.

○...포항시의 이번 선정에 발맞춰 포스코는 올 7월부터 시범적으로 3개 동에서만 실시해 오던 생활과학교실을 전 읍'면'동으로 확산할 기금을 위해 1억2천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놓기로 한 모양이다. 과학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지만, 그 정책도 긴 안목으로 보아야 한다. 아무튼 포항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기존 인프라와 풍부한 발전 잠재력을 바탕으로 과학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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