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계속됐던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끝이 났다. 지역 정치권은 역대 국감에 비해 성실성과 전문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특정 사안의 공격에 너무 내몰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초선 못지 않은 다선 의원의 모범적 국감 참여도 눈에 띄었다. 대구·경북 정치권과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국감 결산을 두 차례 나눠 싣는다.
모두가 한나라당 소속인 대구 의원 중 초선은 각종 의혹제기에, 재선급 이상은 전문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설익은 이슈 제기나 논란을 빚는 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점에서 정책국감의 전범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보건복지위 소속 곽성문(郭成文) 의원은 국감 기간 중 '2037~2047년 국민연금 고갈설'을 제기하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보건복지부 퇴직자 입사 의혹을 꺼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인 썬앤문 문병욱 회장의 서울 강남구 소재 빌딩 매입 의혹을 제기했으나 후속타로 뒤를 받쳐주진 못했다.
동갑의 주성영(朱盛英·법사위) 의원은 국감 초반 피감기관을 몰아세우는 '싸움닭' 모습을 각인시켰고 중반 들어 '기생층(충)'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15일 국가인권위 국감에서 비정부기구(NGO)를 기생층(충)에 빗대 파장을 낳았다. 내친 김에 정부부처와 공기업 내 기생계층을 솎아내는 가칭 '기생계층청산위'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동을의 박창달(朴昌達·교육위) 의원은 자신의 선거법 문제 탓에 국감행적이 부각되진 않았으나 나름대로 교육부 내 사각지대로 꼽히는 장애우 교육과 관련한 질의자료를 잇따라 내놓았다. 장애우에게 높디높은 대학문턱 문제나 장애학교 직업교육 부실 문제는 그동안 국감장에서 보기 힘든 이슈였다.
서구의 강재섭(姜在涉·과기정위) 의원은 '잠룡'답지 않게 빠지지 않고 국감에 참석했다. "갈 길 바쁘다"는 주위의 '권고'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의 주 전공인 과기정통위에서 나름대로 활약을 했다는 평가다. 대구기상대의 기상청 승격 등을 집중 추궁했고 "대덕 외에도 여건을 갖춘 지역도 특구 지정을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 박수를 받았다.
북갑의 이명규(李明奎·행자위) 의원은 4일 소방방재청 감사에서 방독면 안전성을 따지겠다며 라이터로 방독면에 불을 붙이는 이벤트를 감행, 관심을 모았다. 이어 외근 교통경찰 신장제한 문제, 21조5천억원에 달하는 지방공기업의 부채, 방만한 지방행정공제회의 재정운용과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위원회의 비전문성을 질타했다.
북을의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대구 유일의 건교위원답게 지하철 부채, 고속철 개통 이후 위기의 대구공항 문제를 집중 제기했었다. 국감 초반 과로로 몸 고생을 했으나 곧바로 회복, 빠짐없이 국감에 참석했고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 소신과 맞닿은 사안에 대해선 피감기관장의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수성갑의 이한구(李漢久·정무위) 의원은 누구보다 바쁜 국감을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인 탓에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국감 대책회의, 당직자회의 등 각종 회의에 참석하랴, 국감에 참석하랴 분주했다. 정무위의 쟁점이 됐던 출자총액제한, 신용불량자 양산에 따른 카드 대란 등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야당 공세를 주도했다.
수성을의 주호영(朱豪英·법사위) 의원은 '국정 감사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판사답게 국감의 맥을 잘 짚었다"며 우수의원에 뽑힐 정도로 활약상이 컸다는 평가다. 법조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탓에 초선답지 않게 능숙하게 피감기관장과 논리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달서갑의 박종근(朴鍾根·정무위) 의원은 국감기간 중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 자료를 거의 내지 않았으나 '초선 같은 다선'이란 평가를 받았다. 피감 기관장에게 으름장을 놓는 송곳 질문은 기본이고 지방 국감에도 꼬박꼬박 참석했다.
달서병의 김석준(金錫俊·과기정위) 의원은 초선 가운데 가장 맹활약한 의원으로 평가받았다. '파이터'로 이름을 날리며 정보화촉진기금 추가 비리 및 KT 부실 민영화 추진 의혹을 제기했고 아울러 대안제시까지 했다. 이와 함께 5권의 정책자료집 발간에다 국감 기간 중 언론보도 자료집까지 보너스로 발간하는 등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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