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대구수목원 가을 꽃 관찰

산과 들엔 울긋불긋 자연이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여러 가지 가을 꽃들이 한창 피어있다.

화창한 휴일, 야외로 많이 나가는 요즘, 가을 들꽃을 감상하고 관찰한다면 좋은 자연 공부가 될 것이다.

대구교동초등학교에서 대구수목원 체험학습을 간다고 해서 박근자 교사를 따라나섰다.

'학교에서는 체험 학습을 어떻게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또 대구수목원에서는 깊어가는 가을, 어떤 체험이 좋을지 알아보았다.

◇수목원 체험

교동초교 학생들은 주차장에서 수목원 계단으로 오르면서 길 양 옆으로 나 있는 침엽수원과 활엽수원의 나무들을 관찰했다.

침엽수와 활엽수엔 어떤 식물이 있고, 나뭇잎의 모양은 어떤지를 관찰하고 나무 이름, 잎과 가지를 관찰지에 그려 넣었다.

박근자 교사는 "언뜻 비슷해보이는 나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수종 등에 잎의 모양이나 잎맥의 무늬 등이 제각각"이라면서 "특히 활엽수와 침엽수는 어떻게 다른지를 또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학생들은 나무의 줄기, 잎이 뻗쳐 있는 모양 등 그 나무만의 특징을 찾는라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습지원에서는 물속 식물과 물가 식물, 그리고 물에서 떨어진 식물들을 분류했다.

물속 식물로 부레옥잠, 수련, 노랑어리연이 눈에 띄었고, 잎이 아주 작은 노랑어리연꽃이 피어 꽃 모양과 잎, 줄기 모양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물가 식물로는 갈대와 부들, 창포와 같은 1m 정도의 키 큰 식물이 주를 이루었다.

박 교사는 부들 열매를 훓어보며 "소시지처럼 생긴 열매에 꽃가루가 있어 겨울이 오기 전에 번식을 한다"고 말한 뒤 학생들에게 "왜 부들이란 이름을 가졌을까"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무심코 "부들부들해서요"라고 내뱉었다.

"정답" 박 교사의 말에, 학생들은 환호하며 금새 식물들과 친해졌다.

수목원에는 약초원, 분재원, 방향식물, 약용식물, 염료식물, 선인장원 등 식물의 기능과 종류에 따라 각기 따로 장소를 마련해 분류해 놓고 있었다.

또 각 식물군의 대표적인 식물들과 그 쓰임까지 자세히 안내해 놓아, 수목원을 한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식물도감 속으로 탐험을 떠나는 기쁨을 느끼게 했다.

◇가을 들꽃 관찰

수목원엔 아직 가을 꽃이 많이 피진 않았다.

들국화,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루고 드문드문 깊은 산에서 피는 보랏빛 용담과 노란 산국이 보이는 정도였다.

박 교사가 학생들에게 "들국화란 꽃이 있나요?"라고 묻자, 학생들은 "있다", "없다" 두 편으로 갈라 열띤 논쟁을 벌였다.

박 교사가 "들국화는 흔히 쑥부쟁이, 산국, 개미취, 구절초 등의 꽃과 함께 뭉뚱그려 들국화라 부른다"고 하자 학생들 사이에는 환호와 실망이 교차했다.

한 학생이 "책에 보면 쑥부쟁이, 개미취, 구절초가 비슷하던데 어떻게 구분해요"라고 제법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박 교사는 학생들을 꽃 가까이로 모이게 한 다음 "시기적으로 10월 중순경에 피는 꽃은 대개 구절초이고, 쑥부쟁이는 조금 일찍 피기 때문에 시기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쑥부쟁이는 가지가 아주 많이 갈라지고 꽃도 가지마다 가득 피어 있어 그 무게 때문에 땅에 비스듬히 누워 자라는 것이 대부분이고 꽃잎수가 많고 옆에서 봤을 때 꽃잎이 완전히 젖혀지도록 핀다"면서 "상대적으로 개미취는 잎이 앞으로 몰려서 피어 있다"고 했다.

박 교사는 말을 이어 "구절초는 한 줄기에 꽃이 하니 밖에 피지 않으니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별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사가 실물을 앞에 놓고 상세히 설명해주자 학생들은 '이제는 구별할 수 있겠다'는 듯 의기양양해졌다.

학생들의 관찰지에는 들국화가 가득 피어있었다.

◇그린 스쿨 체험

요즘 수목원에서는 대구지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그린 스쿨(녹색 수업) 교실'이 열리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수목원의 유성태(35) 임업연구사는 "올 해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생태 학습을 할 계획"이라며 "식물 관찰과 해설 뿐만 아니라 모둠별로 생태 군락별 생태 지도를 만들어 발표하는 등의 재미있는 수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뭇잎 모으기라든가, 풍란 화분 만들기와 같은 직접 해보는 체험도 마련된다.

1일 교육 인원은 100명 정도로 학교나 유치원 단위에서 신청을 하면 된다.

수목원 홈페이지(http://forestry.daegu.go.kr)를 통해 서식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tgec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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