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쌀 나무에서 열린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쌀밥 한 그릇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는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는 아이들…. 21일 대구 두산초등학교에서 도시 초등학생을 위한 '꿈나무 벼사랑 체험농장' 행사가 열렸다.
학생들은 6월 4일 모내기를 시작으로 이 달 21일 벼 베기와 탈곡까지 쌀 생산 과정을 체험했다.
21일 오후 대구 두산 초등학교의 '꿈나무 벼사랑 체험 농사장.' 벼 베기가 한창이다.
아이들의 서툰 낫질에 벼는 좀처럼 베어지지 않는다.
힘으로 낫을 당길 뿐 아이들을 벼 베는 요령을 몰랐다.
옆에서 지켜보던 농협직원이 시범을 보여준다.
위로 45˚각도로 베야 한다.
무작정 낫을 당기지 말고 베듯 당겨야 한다.
낑낑대던 아이들은 드디어 베기에 성공했다.
한번 베기에 성공한 아이들은 점점 속도를 높인다.
농사장은 시끌벅적하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낫질은 서툴지만 여간 즐겁지 않다.
꽤 솜씨가 좋은 아이들도 있다.
벼 베기가 끝난 후에는 탈곡작업. 농협에서 갖다놓은 벼훑이가 웽웽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베어낸 볏단을 갖다대자 낱알이 떨어진다.
학생들은 저마다 한줌씩 볏단을 들고 타작을 기다린다.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웽웽 돌아가는 벼훑이는 재미있다.
처음 밟아 보는 벼훑이라 때로 벼훑이는 거꾸로 돌기도 한다.
훑어낸 벼를 쓸어모으는 아이들은 욕심꾸러기들 같다.
아이들은 저마다 한줌씩 수확한 낱알을 거머쥔다.
관찰학습에 쓸 것이란다.
벼 수확 체험에 나선 아이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벼를 직접 심고 기른 80명의 '사랑의 모심기단' 학생들은 벼가 자라는 동안 꼬박꼬박 관찰일지를 썼다.
꼼꼼한 관찰일지에는 초보농사꾼의 초조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6월 30일, 잎의 수 25장, 길이 45㎝, 잎의 넓이 1.3㎝…비가 많이 내려 물이 많이 불었다.
물이 이렇게 깊어지면 벼가 잘 자라지 못할 것 같다.
잎이 더 자라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물이 다 말랐다.
9월 30일, 물깊이 6.5㎝, 잎의 넓이 1.5㎝, 열매 수 50개.' 관찰일지는 페이지마다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 발육상태를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학생들은 농사꾼의 마음을 조금은 알았을 게 틀림없다.
누렇게 익은 벼 뒤로 허수아비들이 어깨를 펴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 폐품으로 만든 허수아비들이다.
교정 곳곳에 그림과 글씨, 판화 등도 전시돼 있다.
두산초교는 '꿈나무 벼 사랑 체험농장' 행사와 병행해 허수아비 공모전, 두산예술제 등을 18일부터 펼치고 있다.
21일 두산초교의 벼수확 결실은 지난 6월 4일 모내기부터 시작됐다.
3학년 이상으로 80명의 '사랑의 모심기'단을 결성했다.
동대구 농협의 도움을 받았다.
이 학생들이 모를 심고, 성장과정을 관찰했다.
벼농사 체험에 직접 참가한 이 학교 학생들은 "모심기가 힘들었다.
진흙의 뭉클뭉클한 느낌이 이상했다.
지렁이도 처음 봤다.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탈곡은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초교 서재하 교장은 "학생들이 말로만 들었던 벼의 모습과 생장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쌀 생산과정을 바르게 알 수 있었다"며 "한 그릇의 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사람의 수고가 있었음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꿈나무 벼사랑 체험농장' 행사를 희망하는 초등학교는 학교에서 가까운 지역농협으로 문의하면 된다.
대구 지역에는 동대구, 서대구, 북대구, 동촌, 반야월, 공산, 고산, 성서, 월배, 칠곡 등 10개 지역농협이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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