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초선이 많았던 만큼 의원들의 의욕이 어느 때보다 강했고 NGO 등 국민들의 감시의 눈길도 번득였다.
경북 의원들 가운데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김태환(金泰煥)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의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원가 부풀리기' 등 각종 문제점을 제기해 언론에 최고 각광을 받았다.
법사위 장윤석(張倫碩)·김성조(金晟祚) 의원, 행자위 권오을(權五乙) 의원, 재경위 최경환(崔炅煥) 의원, 농해수위 김재원(金在原)·이상배(李相培) 의원, 국방위 이상득(李相得) 의원 등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한나라당 대변인실 등 각종 평가에서 호평을 받았다.
비례대표인 유승민(劉承旼·정무위), 윤건영(尹建永·재경위), 이주호(李周浩·교육위), 박순자(朴順子·산자위) 의원 등도 성실하게 국감에 임해 후한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의욕은 앞섰으나 성과가 없거나 의욕조차 없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국가와 지역의 비전을 찾고 미래를 설계하는 생산적 국감을 펼친 의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산자위 임인배(林仁培) 의원은 한전 경북 유치, 섬유쿼터제 폐지에 따른 대책 등 지역현안을 주로 다뤘다.
외국인 연수생에 에이즈 환자 5명, 매독 환자 55명 등 부적격자 111명이 포함돼 있다고 폭로해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이병석(李秉錫) 의원은 각종 문제점에 대한 백화점식 접근보다 한 문제를 집중 제기하는 '테마감사'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에너지는 곧 안보다'란 테마로 한전 에너지관리공단 등 관계기관들이 에너지를 생산해 단순 배급할 것이 아니라 안보적 관점에서 에너지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교위 김태환 의원은 건설교통부와 산하기관 관계자들 사이에 '저승사자'란 별명을 얻었다.
수자원공사, 토지공사, 도로공사, 주택공사 등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등 문제점을 따져 궁지로 몰아서다.
한나라당 대변인실이 발간한 국감 성과 보고서에 김 의원이 제기한 사안이 다수 수록됐고, 맹활약한다는 보고를 받고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격려 전화를 하기도 했다.
법사위 장윤석 의원은 대검찰청 국감에서 송광수 검찰총장으로부터 "남북 대치상황에서 안보형사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답변을 얻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김성조 의원은 비법조인이면서도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법원과 검찰의 문제점을 따져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법사위원은 변호사 출신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셈이다.
경찰 출신인 행자위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경찰 처우개선에 주력했다.
경찰의 호신용 조끼가 지나치게 무거운 점을 지적, 연말까지 가벼운 조끼를 시범지급하고 내년부터 전면 보급하겠다는 경찰청의 답변을 받았다.
국방위 이상득 의원과 행자위 권오을 의원은 3선 의원답지 않은 성실한 감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검찰 출신인 농해수위 김재원 의원은 '검사 냄새'를 물씬 풍겼다.
태풍 매미 때 복구비 사용 비리 문제를 추궁해 김영남 해양수산부 차관의 옷을 벗겼고, 자회사 위법 운영을 추궁해 최용안 산림조합중앙회 회장이 사퇴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문광위 정종복(鄭鍾福) 의원은 경주의 현안인 태권도공원 유치에 매달려 정부 측으로부터 태권도의 역사성 등을 고려해 부지를 선정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고, 농해수위 이상배 의원은 쌀개방 이후 대책 등 농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 감사를 벌였다.
환노위 이덕모(李德模) 의원은 고로 폐광산 인근 지역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해 환경부로부터 조만간 정밀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재경위 최경환 의원은 해외불법 자본유출 문제를 제기해 재경부가 검찰·관세청·금감원에 수사 의뢰토록 하고, 국제 유가 상승을 틈탄 정유사의 폭리 의혹을 제기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토록 하는 등 기자 출신으로서 예리함을 그대로 발휘했다.
무소속인 신국환(辛國煥) 의원은 경제부처 장관 출신으로서 갖고 있는 경제 원칙을 강조, 어려운 국가경제를 공무원과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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