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에는 유난히 불교와 얽힌 이름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웬만한 봉우리나 바위 등에는 부처님 이름이나 불교를 연상시키는 이름들이 붙여져 있고 부처님 가운데 유난히 약사여래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쉽지 않은 팔공산의 최고 봉우리(1,192m)는 비로봉(毘盧峰)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동쪽의 최고봉인 동봉은 미타봉(彌陀峰), 미타봉에서 동쪽으로 좀 더 나아가면 염불봉(念佛峰)이 있다.
비로봉은 '모든 곳을 두루 비춘다'는 뜻을 가진 범어(梵語:산스크리트)인 비로자나(毘盧遮那)에서 따왔다.
비로자나는 부처의 진신(眞身), 즉 법신불(法身佛)의 존칭이며 밀교 부처의 깨우친 진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팔공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니만큼 비로자나 부처님을 봉우리 이름으로 부른 듯하다.
또 미타봉은 불교에서 서방정토의 극락세계에 있다는 부처 이름인 아미타불(阿彌陀佛)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라고도 불리는 아미타불은 '모든 중생을 구제한다'는 큰 서원(誓願)을 세운 부처로서 아미타불을 믿으며 염불하면 죽은 뒤 극락 정토에 태어나게 된다는 것.
이와 함께 염불봉은 부처 모습이나 그 공덕을 생각하면서 부처 이름을 외는 일을 말하는 염불(念佛)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자들이 흔히 외는 '나무아미타불'은 '아미타부처님께 귀의합니다'란 뜻.
이처럼 팔공산 봉우리에 깃든 불교향기는 동쪽 끝 자락의 '갓바위'로 불리는 관봉 석조약사여래좌상(冠峰石造藥師如來座像)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특히 팔공산에는 아픔을 치유하는 부처로 알려진 약사여래불이 집중된 것이 특징. 한국 산악 가운데 이처럼 약사여래 불상이 많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
동화사 입구의 마애약사여래입상을 비롯해 동화사 대웅전의 약사여래좌상과 갓바위 약사여래, 중봉의 석조약사여래입상, 동구 도학동의 마애약사여래좌상, 삼성암의 마애약사여래 입상, 불굴사의 석조마애약사여래입상, 동화사 대불인 석조마애약사여래입상 등이 그것이다.
또 팔공산 동화사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로 유명한 성철 스님이 한때 머물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고 지난 1992년 당시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3김씨가 대권을 잡기 위해 찾기도 했었다.
이처럼 팔공산은 천년고찰 동화사와 함께 숱한 사연을 간직한 채 대구를 지키고 있다.
대구시 김진원 산림담당은 "팔공산이 신라시대 이후 1천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 불교의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불교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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