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일터를 옮긴지 어느덧 1년 6개월이 지났다.
아침 저녁으로 틈만나면 공원이나 주택인근 야산을 찾는 것은 오랜 생활습관이 되었다.
집 인근에 월드컵 경기장이 있어 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구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대구 경기장은 경산과 경계하는 변두리에 있는데 비하여 광주 경기장은 서구 소재 신흥 중산층 주택 밀집지역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경기장 주위만 맴돈다.
경기장 사방으로 울타리가 쳐 있기 때문이다.
울타리 안의 비교적 넓은 산책 공간을 구경만 하고 도로변 보도블록이나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포장된 울타리 주위를 걷거나 뛰고 있는 것이다.
대구 경기장은 주위에 레져 스포츠시설이 매우 넓게 조성되어 있기에 시민의 휴식, 스포츠, 산책코스로 더없이 좋은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광주경기장은 그러한 여유 공간이 거의 없다.
광주시의 재정이 타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하기에 편의시설과 녹지공간 조성이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일수록 기존의 여유공간은 최대한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될 수 있다.
월드컵 경기장이 누구를 위한 경기장인가? 선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면 너무 아깝다.
주요 경기를 위해 메인 스타디움 안이나 그안의 잔디구장은 보호되어야 한다치고 그 주변을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
관리상의 문제로 관련 행정기관에서 다소 번거롭거나 귀찮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민들의 휴식과 건강을 위해 당연히 울타리를 없애거나 좁혀야 한다.
도심가까이 시민의 휴식과 레져공간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월드컵 경기장 일대를 활용토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월드컵을 주최했던 일부 타 도시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일대를 잘 조경하여 시민들의 휴식 체육공원으로 조성한 곳이 많음을 참조할 것을 관련기관과 지역언론에 제안한 적도 있다.
광주는 대구 등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기반시설의 확충이 열악하다.
광주천 정비, 금남로 인도 보도블록 보수 등도 제대로 안된 상황이다.
금남로는 대구의 중앙로에 해당하는 제일 중요한 도로이다.
5·18민주화 운동으로 잘 알려진 금남로는 전남 도청을 기점으로 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간선도로이다.
금남로 5가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의 좌우 인도는 아직도 구형 보도블록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그나마 금남로 좌우에 산재한 빌딩의 주차장으로 진출입하는 차량으로 인해 보도블록 자체가 많이 파기되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금남로 좌우의 인도에는 수준높은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5·18민주화운동이 상징하는 인류보편의 가치인 자유, 평화, 인권 등을 형상화한 참 좋은 예술작품이다.
그런데 그 작품이 비치되어 있는 도심 인도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니 모순이 아닌가? 호남제일의 도시인 광주, 광주 제일의 번화가인 금남로 인도가 깨어진 구형 보도블록이나. 아스팔트로만 덮혀진 것을 보며 가슴답답함을 느낀다.
편안하고 여유있게 걸을 수 있는 인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광주천은 도심과 아주 가까이 있는 무등산 증심사방면에서부터 흘러 내려온다.
광주천은 참으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고 또한 사랑받아야 할 시내이다.
그럼에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못하다.
대구의 신천이 시민 생활체육 및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은지 꽤 오래된 것에 비하면 광주천의 정비는 요원하다.
이제야 일부 천변 정비작업이 시작되었다.
심지어 시민산책코스로 되어야 할 천변 일부가 도심주차장으로 되어 있을 정도다.
광주는 지금 문화중심도시 또는 문화수도로 나아가려는 것이 광주시와 시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먼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최소한의 도시기반시설의 확충과 보완이 참으로 시급하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 도심의 허파와도 같은 천의 정비,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생활체육공간화 등이 이루어 지기를 바란다.
재원이 충분하지 않아도 사업의 우선순위와 사고발상의 전환에 따라 가능할 수 있는게 많은 것 같다.
그러한 면에서 광주는 대구로부터 배울게 좀 있는 것 같다.이상점 광주YMCA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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