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격적 게임하면 파괴성향 준다"

한국사회가 게임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통계를 보면, 인터넷 인구 3천만 명 중 54.1%가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게임은 보편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KTF는 25일 모바일 3D(차원) 게임을 3종이나 동시에 출시했다.

조그만 휴대전화 화면으로도 원근감과 입체감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3D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휴대전화용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 'Arm9'가 탑재된 고가의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지하철과 버스, 거리의 공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게이머들은 첨단 디지털산업의 귀중한 소비자들이다.

지금까지 게임은 폭력성과 외설, 지나친 몰입과 중독으로 인한 폐해가 집중적으로 부각되어 왔다.

하지만 게임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도 상당하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게임 장점을 소개한다.

◇게임은 정신발달에 도움이 된다= 공격적 게임이 반드시 해롭기만 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는 오히려 반대다.

도피나 환상, 집단참여의 욕구가 게임을 통해 풀리고, 게임에 투자한 시간과 욕구충족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공격적 게임이 대리 만족을 충족시킴으로써 공격행위의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미국의 심리학자 그린필드는 게임으로 첨단기술과 쉽게 친숙해 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두뇌와 게임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훈련에까지 게임의 확장이랄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 적용되는 시대다.

또 신경생리학계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대안을 내놓는 훈련이 가능한 게임은 복잡한 사고와 감정 통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컴퓨터 게임은 이미 학습장애나 주의력 결핍, 행동장애가 있는 아동들을 치료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물론 지나친 게임은 인지능력에 과부하를 초래해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재미'는 성공적 게임의 공통된 특징이다= 시간이 쏜살같고 주의집중이 잘되면서 스트레스와 긴장이 풀리고, 좀 더 도전적인 상황을 즐기게 되는 '재미'가 없다면 게임은 성공할 수 없다.

게임의 재미는 먼저 긴장감과 불확실성에서 온다.

적극적으로 게임 속 상황을 바꿀 수 있을수록 몰입도는 강해진다.

경쟁심도 재미의 한 요소. 스타크래프트는 승률을 표시함으로써 경쟁심을 자극, 대성공을 거뒀다.

인간은 게임을 통해 현실에서 억눌린 욕망을 풀려는 경향이 있다.

현실과 비슷하면서 색다른 환경과 사건이 전개된다면, 누구나 쉽게 재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술도 중요하다.

생생한 3차원 그래픽은 시각적 흥미를 유발하고, 음향은 실제감과 입체감을 전해준다.

다양한 인터페이스는 촉각적 입체감마저 느끼게 해준다.

게임 마니아가 될수록 콘솔게임에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임은 새로운 문화다= 지역의 대표적 게임제작업체인 (주)KOG의 이종원 대표는 "사막, 정글, 산악, 남극 등 대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실제 지형을 그대로 그래픽에 담아 '와일드 랠리'를 제작했고, 액션대전게임 '그랜드체이스'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범프카를 이용한 게임 '범퍼킹 재퍼'는 온가족이 부담없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부모와 함께 지내면서, 서로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점점 없어지는 소외현상을 게임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은 교육수단으로도 자리잡았다.

국내 최고의 초등교육 사이트인 (주)이야기의 에듀모아는 4년전 어린이용 플래시 게임을 도입한 이후, 현재 '꿍꿍따(말잇기)' '빙고(숫자맞추기)' 등 8개의 게임을 운영하고 있다.

배용철 이사는 "하루 2만여 명이 에듀모아에서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게임적 요소를 가미한 이벤트를 통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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