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조커' 임창용 활약에 V3 운명 달렸다

삼성라이온즈가 대구 홈 2연전에서 1승1무를 기록하고 중립지역인 서울 잠실야구장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4경기를 치뤘지만 우승의 향배는 여전히 안갯속에 싸인 채 더욱 미궁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타격전이었던 2차전과 투수전이었던 4차전도 무승부에 그쳐 자칫 또 다시 무승부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프로야구계에선 들린다.

백전노장 삼성 김응룡 감독도 26일 "한국시리즈에서 10번이나 우승을 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힘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삼성과 현대는 2차례의 무승부를 두고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며 5차전을 대비하고 있다. 삼성은 투수력에서는 현대보다 우위에 있어 한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다.

현대 선발 정민태와 김수경이 무너졌고 4차전에 선발로 나온 피어리도 뚜렷한 이유없이 6회를 끝으로 교체된 것은 어깨 부상이 심한 때문이라는 것이 삼성의 자체 판단이다. 김 감독은 "피어리는 더 이상 등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삼성도 권혁, 권오준, 박석진, 임창용 등으로만 꾸려진 불펜진 수가 현대보다 적어 장기전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한계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선동렬 수석 코치는 "전날 선발과 다음날 선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투입시킬 것"이라며 "매 경기가 결승전과 마찬가지"라고 비장함을 보였다.

삼성은 27일 열리는 5차전에 용병 투수 호지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이에 맞서는 현대는 신인 오재영으로 맞불을 놓았다. 삼성은 25일 3차전이 끝난 뒤 일찌감치 호지스를 선발로 발표했고 정민태와 오재영을 두고 저울질을 하던 현대는 26일 오재영으로 최종 낙점했다.

삼성은 호지스가 일찍 무너지면 바로 임창용을 투입한다. 2차전에 선발 출장해 1⅓이닝 동안 3안타(2홈런) 3볼넷으로 3실점하며 2회 조기 강판당했던 호지스는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 하지만 삼성은 호지스의 현재 구위로 볼 때 3이닝만 버텨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볼의 위력이 기대이하라는 것.

이 때문에 5차전은 삼성 임창용과 현대 오재영의 대결이 될 공산이 크다. 삼성은 2차전에 나와 4이닝만을 던져 체력적인 문제가 없는 임창용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현재 임창용의 구위로 볼 때 마무리보다는 롱릴리프가 더 효율적이라는 전략전 판단도 한 몫했다.

2차전에 현대 정민태의 뒤를 이어 4⅓이닝을 5안타 2실점으로 막았던 신인 오재영은 140㎞ 중반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페넌트레이스를 통해 삼성과의 경기에서 4차례(선발 3경기) 등판해 2승1패, 방어율 3.57를 기록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